넷플 의존 벗어나 다양한 OTT로 …'K콘텐츠 지도' 넓어져
글로벌 플랫폼 거래 다변화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도 강세
韓문화 담은 美 '성난사람들' 등
현지화 콘텐츠도 인기몰이
◆ K콘텐츠 강국 ◆
작년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K콘텐츠 장르가 다양화된 원년이었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23년 상반기 글로벌 시청시간 상위 100개 작품 중 한국 콘텐츠는 15개에 달했다. 전 세계에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더 글로리'가 6억2000만시간으로 3위를 차지했고, 글로벌 운동 열풍을 일으킨 예능 '피지컬: 100'(2억3000만시간)과 드라마 '일타 스캔들: 리미티드 시리즈'(2억3000만시간)가 각각 15, 16위에 자리했다. 드라마 일변도에서 K예능으로까지 인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티빙 등 OTT가 영상 산업의 중심이 된 가운데 K콘텐츠가 '공략 지도'를 다시 그리면서 OTT를 발판 삼아 글로벌 주류 문화로 등극을 노리고 있다.
올해도 연초부터 한국 콘텐츠 인기가 뜨겁다. 지난달 1일 공개된 티빙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글로벌 OTT 아마존프라임에서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조회수는 지난달 16일 기준 이미 8억1000만회를 돌파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동명의 웹소설·웹툰을 개작한 작품으로 남편과 친구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주인공이 10년 전 자신으로 환생해 두 사람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다룬다. 지난달 5일 파트2가 공개된 서인국·박소담 주연의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역시 아마존프라임 5위 안에 드는 등 파트1의 인기를 지속했다. 지난달 17일 디즈니+에서 공개된 '킬러들의 쇼핑몰' 또한 한국,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 10위 안에 들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처럼 OTT 수출이 기존 넷플릭스 일변도에서 다변화되는 것은 수익 면에서 크게 유리하다. 단일 OTT에서 제작비의 110~120% 선을 보장받는 데 그치지 않고 복수 OTT에 팔면 수익률이 크게 늘어난다.
이미 글로벌 OTT 시장에서는 영미 콘텐츠의 아성도 무너지고 있다. 비영어권 콘텐츠 안에서 한국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압도적이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 'GeMeCon 2023'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TV 시리즈 중 한국 작품의 시청 시간 비중은 38.5%에 달했다. 영어권을 포함한 전체 TV 시리즈 중에서는 14.6%를 차지했다.
올해 또한 다양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2월 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영화 '기생충'으로 이름을 알린 최우식, 영화 '범죄도시2'와 드라마 '카지노'로 주가를 올린 손석구 등이 출연한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The 8 Show'도 올해 공개된다. '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돈을 버는 위험한 쇼에 참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외계+인 2부'에 출연한 류준열, 영화 '곡성' '한공주'에서 열연한 천우희 등이 출연한다.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를 통해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급해 온 티빙은 올해도 '좋거나 나쁜 동재' 등 4개 드라마를 티빙과 파라마운트+에 공개할 예정이다. 인기 드라마 '비밀의 숲 1·2'의 스핀오프인 '좋거나 나쁜 동재'는 전작에서 사랑받은 캐릭터 서동재 역으로 이준혁이 그대로 출연하고, '비밀의 숲'을 집필한 이수연 작가도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일어나는 왕위 다툼 이야기를 다루는 '우씨왕후'도 올해 공개된다. 전종서가 고구려 왕후 우희를 연기하고 김무열, 지창욱, 정유미 등이 출연한다. 매월 투표로 학교폭력 피해자가 정해지는 학급 이야기를 다룬 '피라미드 게임', 표예진·이준영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도 올해 공개된다. 지난해 드라마 '무빙'으로 구독자들을 끌어모았던 디즈니+는 강풀 작가의 또 다른 웹툰 작품을 개작한 드라마 '조명가게'를 올해 공개한다. '무빙'에 이어 강 작가가 직접 대본을 집필했으며 주지훈, 박보영, 배성우, 김희원 등이 출연한다.
K문화 자체가 미국 등 현지에서 창작의 소재가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성진, 스티븐 연 등 한국계 미국인 창작자들이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은 미국 내 한인들의 삶을 다루며 골든글로브 3관왕, 크리틱스초이스상 4관왕, 에미상 8관왕에 올랐다. 2022년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6개 부문 수상을 넘어서는 쾌거가 일어난 것이다. 2021년에도 한국계 미국인의 애환을 그린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성난 사람들'은 미국 제작사가 만들었지만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참여했고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K컬처"라며 "'오징어게임'이 받지 못한 에미상 작품상까지 수상한 것은 한국 문화가 미국 대중에게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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