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면 애 낳지 마라”… MZ세대 출산인식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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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사이에서 '가난한 부부는 자식을 낳아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라는 이유에서 타당하다는 의견과 부유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마저 짓밟아선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5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 '가난하면 자식 낳으면 안 된다는 얘기는 너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는 제목의 A씨 글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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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출산도 부유층 전유물이냐” 비판 줄이어
“가난해봐서 아는데 너무 힘들었다” 호소도
젊은 층 사이에서 ‘가난한 부부는 자식을 낳아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라는 이유에서 타당하다는 의견과 부유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마저 짓밟아선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5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 ‘가난하면 자식 낳으면 안 된다는 얘기는 너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는 제목의 A씨 글이 확산하고 있다. 부유층 외에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퍼지자, 이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작성한 것이다.
A씨는 “출산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인데, 겨우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본능을 거스르라는 것은 너무 무례한 얘기 아니냐”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물론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저런 얘기를 하지는 않겠지만, 오픈된 커뮤니티에 ‘가난하면 애 낳지 마라’는 뉘앙스의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처받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런 글을 보고 가정을 꾸리고 싶던 사람이 가스라이팅 당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기초수급자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자식이라 할지라도 삶 자체는 축복이자 기쁨”이라며 “그런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해서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가난이 해결될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일지라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막말로 우리나라 기초수급자도 아프리카 사람들보다는 잘 살지 않냐”고 되물었다.
A씨 글은 온라인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슷한 취지의 글을 작성한 B씨는 MZ세대가 생각하는 ‘가난’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부모님 세대는 하루 세 끼 가운데 두 끼는 못 먹어야 가난하다고 말했다”며 “반면 요새는 부모가 최신형 아이폰을 못 사주거나 주기적으로 유럽여행을 보내주지 못하면 ‘가난하다’며 자기연민하는 풍조가 강하다”고 말했다.
가정을 꾸리는 것에 ‘부유함’이라는 자격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가난한 사람이 애를 낳으면 안 된다니, 그렇다면 출산도 부유한 사람의 전유물이 돼야 하나”며 “본인 사정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자유지만, 공개된 공간에서 혐오를 퍼뜨리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외국에서 이런 말을 퍼뜨린다면 혐오범죄로 처벌될 수준”이라며 “요즘 초등학생들이 아파트 보유 유무나 부모님 차 크기를 가지고 차별하는 것을 욕할 것 없다. 이런 어른들을 보고 배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자신의 가난했던 과거 기억을 회상하며 A씨 글에 나온 주장에 일부 동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는 방법을 배웠고, 준비물을 사러 문방구에 가야 한다고 부모님께 말하는 게 고통이었다”며 “심지어 생일을 왜 챙기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며 자랐다. 저런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가난이 육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부유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얘기”라며 “부자가 아니면 아이를 낳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케어조차 해줄 수 없는 궁핍한 상황이라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출산을 하지 않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냐”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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