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만델라 사후 10년...남아공 젊은이들 존경 안 한다”

강영진 기자 2023. 7. 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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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가 서거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그에 대한 남아공 젊은 층의 존경이 약해져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정당이 권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가 1994년 첫 자유 총선에서 집권한 이래 이끌어온 ANC가 부패, 무능, 엘리트주의에 빠져 만델라의 이미지를 퇴색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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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소득, 흑인 소득 3.5배에 실업률 46%
단전 일상화...“분노 치밀어 동상 안 본다”
“만델라 반란 안 일으켜...백인에 복수했어야”
[필라델피아=AP/뉴시스]자료사진-7월18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 차별 철폐를 주도한 넬슨 만델라의 날이다. 사진은 지난 1993년 7월 4일 미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에서 자유메달을 받는 만델라(오른쪽) 2023.7.1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가 서거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그에 대한 남아공 젊은 층의 존경이 약해져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정당이 권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만델라는 남아공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다. 지폐에도 미소 짓는 얼굴이 올라 있고 최소 32곳의 도로 이름에 올라 있으며 전국에 20여 개의 동상이 설치돼 있다.

매년 7월18일 만델라의 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의 67년 수감 생활을 기리는 67분 동안 학교 페인트 칠하기, 공원 청소 등 자원봉사에 나선다.

그러나 사후 10년이 되는 오늘날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그가 1994년 첫 자유 총선에서 집권한 이래 이끌어온 ANC가 부패, 무능, 엘리트주의에 빠져 만델라의 이미지를 퇴색한 때문이다.

다수 흑인들 삶 개선에 실패

남아공의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층이 만델라가 다수 흑인들의 삶을 개선하는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본다. 여전히 백인들이 부를 독점하면서 소득이 흑인의 3.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오펜트세 테베는 요하네스버그 법원 건물에 들어서면서 앞에 세워진 젊은 시절 권투 선수 모습의 만델라 동상을 쳐다보지 않으려 애쓴다. “분노가 치미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란다. 22살인 테베는 “만델라를 좋아하지 않는다. 1994년 협상을 더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불만 요인이 일자리 부족이다. 14살~35살 남아공 주민들의 실업률이 46%에 달한다. 테베처럼 일자리가 있는 사람 수백 만 명도 수준에 맞지 않는 저급 노동을 하고 있다. 그는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지만 학위를 받지 못했고 현재 법원 직원들에게 상조 보험을 팔고 있다.

법원이 요하네스버그 전체에 닥친 단수로 인해 며칠 동안 문을 닫았다. 며칠 전에는 정전 때문에 닫았다. 남아공에서 정전은 일상이다.

‘나라 잘못되고 있다 71%’

앞날에 대한 희망이 무너지고 있다. 2021년 남아공 주민의 71%가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고 답했다. 2010년 49%에서 급증한 것이다. 26%만이 정부를 믿는다고 답했다. 2005년 64%였다.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선 만델라를 불평등을 바로잡은 승리자로 간주한다. 미국 워싱턴, 쿠바 아바나, 중국 베이징, 프랑스 낭테르의 거리와 광장에 동상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영화제작자 지망생인 오네시모 센김보(22)는 만델라 동상이 새로 들어선다는 소식에 눈을 부라렸다. “나이든 사람은 좋아할지 몰라도 우린 아니다. 선거 때만 되면 매번 만델라 얼굴을 들이미는 것이 짜증스럽다”고 말했다.

중년층은 만델라 비난 안 해

한편 45살인 셀리나 마포는 만델라가 가장 인기가 높은 시절을 살아왔다. 통신학교에서 공부하고 남아공에 복귀한 국제 호텔체인에서 일하면서 자녀들을 학교에 보냈고 한때 백인 전용 구역이던 곳에 집까지 샀다. 물가가 급등하고 정전이 일상화되면서 살기가 어려워졌지만 만델라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만델라 이름이 붙은 교량은 노상강도가 빈발하는 곳이 됐다. 남아공 행정수도 프레토리아에 있는 10m 높이의 최대 만델라 동상은 기초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장학금과 학비 문제로 시위가 벌어진 뒤 폐쇄된 대학교 학생인 데지레 바우다(17)은 내년에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다. “만델라는 백인들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나라면 복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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