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깃값 떨어지면 치킨값도?…프랜차이즈 “부대비용 증가로 불가능”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7.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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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닭고기 판매대 모습[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하림 등 주요 생닭 공급사들과 감단회를 진행하면서 닭고기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닭고기 공급량이 늘어 가격이 내려갈 경우 치킨값 인하 여론이 불거질 수 있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하림, 동우팜투테이블, 체리부로, 사조원 등 10개 회사와 국내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를 진행했다. 이들 업체는 연간 국내 닭고기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주요 회사들로, 이번 소집은 지난 4월 말에 이어 두번째다.

정부는 이날 치킨, 햄버거 등의 주원료인 ‘육계’ 공급량과 도매가격 동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 공급량은 안정화된 데 비해 육계 공급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육계 공급량은 3억6825만 마리(농식품부)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연초 확산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육용 종계 생산성이 떨어져 병아리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 자료를 보면 치킨 업체들이 주로 납품받는 닭고기 9-10호 가격(냉장 기준)은 지난해 9월 말 1kg당 3000원에서 이달 17일 기준 같은 제품 공급 가격이 5000원으로 66% 올랐다.

정부는 운영자금 저리 지원과 사료 가격 조기 인하 유도 등의 지원을 통해 닭고기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육관리가 정상화된다면 약 2개월 뒤인 올해 9월경에는 육계 공급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이번 간담회가 삼계탕, 치킨 등 외식 업체 가격 인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가격 인하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농식품부가 밀가루(소맥분) 제조사와 만나 공급 가격 인하를 논의한 이후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라면, 과자, 빵 제조사들이 주요 제품 가격을 전격 인하한 바 있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 4월 영업실적 악화로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 가격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bhc는 2021년 12월, BBQ는 지난해 5월 대표 메뉴 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한 뒤 가격을 유지해 왔다.

다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닭고기 공급 가격이 내려가도 메뉴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최근 닭고기 공급 가격도 올랐지만, 인건비 등 매장 운영비 상승 폭이 훨씬 크다”며 “메뉴 가격을 낮추면 본사보다 점주의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메뉴 가격을 1000원 낮추는 것보다 플랫폼 업체들의 배달 수수료율을 낮추는 게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통상 10~15%를 배달 플랫폼에서 수수료로 가져가는데, 점주 입장에서는 2만원짜리 메뉴를 팔면서 2000~3000원을 수수료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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