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맞추기 어렵네"…빡빡한 美반도체 규제에 TSMC·ASML '원성'

김겨레 2023. 3. 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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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지급 규정에 일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이후 사실상 수출길이 막힌 네덜란드 ASML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공급망 관련 논의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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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회장 "일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있어"
ASML CEO는 직접 中방문…상무부 장관 회동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지급 규정에 일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이후 사실상 수출길이 막힌 네덜란드 ASML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공급망 관련 논의를 가졌다.

반도체대전(SEDEX 2022)에 전시된 웨이퍼. (사진=뉴스1)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이날 대만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 반도체법과 관련해 “받아들일 수 없는 일부 조건들이 있다”고 말했다. 리우 회장은 다만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는 미 정부와 여전히 논의 중”이라며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조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만 했다.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한 까다로운 조건이 문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정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세부 지침에 따르면 기업들은 일반적인 경영 정보는 물론 반도체 웨이퍼 수율, 분기별 가동률 등까지 보고해야 한다. 사실상 강도 높은 규제나 다름없다.

TSMC가 미국 보조금 지급 관련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현재 애리조나주에 400억달러(약 51조 6500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내년 5나노 라인으로 가동하려던 공장을 4나노 공정으로 업그레이드 한 데다, 투자액도 기존 계획의 3배로 늘린 상황이다.

ASML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규제에 동참하긴 했지만 대중 수출길이 막힐 위험에 놓여서다. 이에 ASML CEO는 직접 중국을 찾아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 참석차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을 만나 반도체 공급망과 수출에 대해 논의했다.

ASML은 세계 1위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반도체 기판에 설계대로 집적회로를 프린팅 하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노광은 반도체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이다. ASML은 구형 모델인 심자외선(DUV) 장비만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제약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ASML의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면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ASML은 최대 매출원을 잃게 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닝크 CEO의 방중에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SCMP는 “중국의 첨단 칩 제조 야망을 축소하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에 있어 ASML은 도쿄일렉트론과 함께 가장 중요한 회사”라며 “ASML의 방중이 궁지에 몰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안심시켜 줄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리우 회장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선 “중국으로 필수 기술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며 “대만이 세계적으로 반도체 생산 장비를 공급하는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이제 대만이 고유의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며 “외국 반도체 장비업체가 대만에 시설을 구축하도록 대만 정부가 더 많은 세금 혜택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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