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남자’ 탁현민, 尹 겨냥 깊은 한숨 “대통령의 ‘어퍼컷’은 과연 누굴 향해…”
“‘레미제라블’ 주제가인 ’민중의 노래’ 들으며 박·환호 받으며 입장…그 괴랄함이라니”
“왜? 누구도? 국민의례 생략해버리고 입장하는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묻지 않는 것일까”
“대통령의 무엄한 태도를 우리는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인가”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향해 '어퍼컷 세리모니'를 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어퍼컷은 과연 누구를 향한 것이었을까"라면서 "수많은 정치인들 정당인들이 모여 있었으면서,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모여 있었으면서 왜? 누구도? 국민의례를 생략해버리고 입장하는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묻지 않는 것일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례와 대통령 입장'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그간 윤석열 정부 들어 숱한 의전사고와 결례가 있었다. 그래서 논하기 어려운 연출과 억지가 있어왔지만 그중 최악의 사고가 어제 벌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대통령이 참석하는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모든 행사의 시작인 '국민의례' 이후에 대통령이 당당히 입장한 아마도 첫 사례이자 대참사였다"며 "내가 준비했던, 그리고 내가 아는 대통령 참석행사는 대통령의 참석이후 본 행사가 시작된다. 그 이유는 국가의 수반이며 상징인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대통령조차도 갖춰야 마땅한 국가에 대한 예우인 바로 국민의례를 '거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국가에 대한 예의"라며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는 대통령령으로 지정돼있다"면서 "행안부에서는 민간의 소박한 행사들까지도 국민의례를 권하고 있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심지어 국민의례의 의미를 격상시키기 위해 김석기, 나경원, 전희경, 추경호, 곽상도 등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민의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며 "국민의례는 이승만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그 내용은 조금씩 바뀌어왔지만 그 형식은 유지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것은 국민의례가 광복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행위라는 의미이며, 오랜 시간 나라를 빼앗겼던 우리 역사의 통한을 위로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 국민의례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략하고 '레미제라블'의 주제가인 '민중의 노래'를 들으며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그 괴랄함이라니…"이라면서 "게다가 그 자리는 대한민국의 여당이 여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자리였다. 국가에 대한 충성과 헌신을 수도 없이 선언하고 선포하고 약속하는 말들이 쏟아졌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끝으로 탁 전 비서관은 "그러나 정작 대통령은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춰야 할 최소한의 태도도 보이지 않고 느즈막히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사람들의 환영 속에서 무대에 올라 어퍼컷을 날렸다"며 "나는 생각한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그리고 다음에도, 내가 가는 곳이 길이고, 내가 하는 것이 형식이고 내가 정한 것이 답이고 결론이라는 대통령의 무엄한 태도를 우리는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인가"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거듭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의 위기, 당의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는 세력과 싸우는 것을 절대 주저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윤석열'을 연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화답했다. 현직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2016년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그동안 우리의 헌법 정신인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역설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민간의 자율과 개인의 창의 존중, 자유와 공정의 출발점인 법치, 첨단 과학기술 혁신과 국가 전략 산업의 육성,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 연대와 협력, 그리고 강력한 국가 안보 태세를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집권 여당의 지원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득권의 집요한 저항에 부딪혀도 미래세대를 위한 길, 나라의 혁신을 위한 길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며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고, 3대 개혁을 일을 더 강력하고 신속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과거의 낡은 이념에 기반한 정책, 기득권 카르텔의 부당한 지대추구를 방치하고는 한 치 앞의 미래도 꿈꿀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시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우리의 제도를 선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고,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을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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