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플랫폼도 지각변동…카카오 지분경쟁 불가피, SKT도 영향

김현아 2023. 2. 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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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최대 주주된 데 이어 SM엔터 경영권 노려
2대주주 된 카카오, 삼일천하 되느냐
사우디 국부펀드 등서 받은 1.2조로 글로벌 가야하는데
힘받는 네이버+하이브 진영..SKT 콘텐츠 전략에도 영향
[이데일리 김현아 김국배 김보겸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지분을 사서 최대 주주(14.8%)로 올라서고 최대 25% 공개 매수를 선언하자, 국내 플랫폼 업계도 긴장 상태다. K팝 시장에서 슈퍼 공룡이 탄생하면 지식재산권(IP)과 플랫폼을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시장 역시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이유에서다.

경쟁의 전면에 나선 곳은 하이브(352820)와 카카오(035720). 하이브는 SM엔터 소액주주 지분 공개 매수를 통해 최대 39.8%를 확보하고 경영권까지 갖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SM엔터 경영진과 지분 9.05%를 확보(2대 주주)하는 제3자 유상증자 등의 계약을 맺었다가 헛물을 켠 셈이 됐다.

카카오는 지분 추가 매입에 말을 아끼나, 추가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카카오가 SM엔터에 투자한 것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를 위한 일인데 경쟁사인 하이브가 SM 경영권을 가져가면 2대 주주가 돼도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국내 IP 엔터 플랫폼 시장은 ‘네이버+하이브+YG엔터+CJ ENM’ 진영과 ‘카카오엔터+SKT+SM엔터’ 진영으로 움직여, 누가 SM엔터의 주인이 되느냐가 SKT 미디어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삼일천하’ 카카오…하이브와 지분 경쟁 불가피


카카오의 주가 반등 랠리는‘삼일천하’로 끝났다. SM엔터 지분 9.05%를 약 2,170억 원에 사들인다고 밝힌 7일 주가가 3.67% 올랐다가,10일 하이브 발표 이후 3.98% 하락한 6만 7,6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는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 사무취급을 하는 삼성증권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SM엔터로선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가 있는 하이브로부터 투자받는 게 더 시너지가 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추가 매입 계획은 없다. 글로벌 음원 유통 사업, IP 활용 시너지 등 계획대로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카카오가 가만 있진 않을 것으로 본다. 카카오엔터는 사우디 국부펀드 등에서 받은 1.2조 원을 실탄 삼아 ‘스토리-미디어-뮤직’으로 이어지는 K-콘텐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려는데, SM엔터 경영권이 경쟁사로 넘어가는 건 두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입장에선 약 2,000억 원을 지출해 얻은 9.05%의 에스엠 지분이 계륵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우선 카카오에 대한 SM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이 위법하다고 제기한 이수만 천 총괄 측 가처분 신청에 대응하고,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엔터 경영진과 이를 지지하는 얼라인파트너스가 하이브-이수만 전 총괄과 벌일 3월 주총 표 대결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주총서 총 4명의 이사 임기가 동시에 종료돼 SM엔터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뀌는 가가 변수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하이브·SM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 심사 시 반대 의견을 내거나, 카카오엔터가 사우디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받은 1.2조 원의 투자금을 활용해 맞불 공개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힘 받는 네이버…SKT 콘텐츠 전략에도 영향


하이브가 SM엔터의 경영권을 인수하면 네이버(035420)의 미디어·콘텐츠 사업은 날개를 달 전망이다. 네이버는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 CJ ENM 같은 K-콘텐츠 기업들과 지분 맞교환이나 투자를 감행해 거대한 콘텐츠 생태계를 완성했다. 여기에 하이브가 SM엔터 경영권까지 확보하면 국내 시장은 네이버·하이브 연합군으로 정리된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자사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브이라이브를 하이브 자회사(위버스컴퍼니)에 넘겨 ‘위버스’로 통합했고 위버스컴퍼니 2대 주주가 됐다.

SM엔터의 경영권 향방은 SKT에도 영향을 미친다. SK브로드밴드 자회사인 미디어에스의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채널S’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 자회사인 에스엠컬처앤콘텐츠(SM C&C)로부터 콘텐츠를 수급받기 때문이다. SM엔터 경영권이 네이버-하이브 진영으로 옮겨가면 콘텐츠 소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T는 자체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 차원에서 SK스토아와 미디어에스간 합병을 검토 중인데 SM엔터 경영권 분쟁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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