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 사법신뢰 회복 확실한데 법관은 외면…왜?
참여재판 경험, 같은 문항 3.6점…신뢰도 향상
통상 하루만에 결론내야 해…업무 과중 '기피'
"사법신뢰 바닥…제도 개선으로 활성화 필요"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국민참여재판(참여재판)을 경험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 사법신뢰도가 약 5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도입 취지대로 사법신뢰 회복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정작 재판 현장에선 법관들조차 참여재판을 기피하는 등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참여재판 경험, 사법 신뢰 제고로 이어져”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참여재판은 이른바 ‘유전무죄’ 또는 ‘전관예우’ 등으로 대표되는 사법불신 해소를 위해 지난 2008년 도입됐다. 이 제도로 국민은 배심원으로 재판에 직접 참여한 뒤 유·무죄를 위한 평결, 양형에 관한 의견 개진 등 사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배심원의 평결은 강제성은 없지만 재판부에 권고적 효력이 있다.

도입 취지대로 참여재판은 사법 신뢰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19년 일반 국민 1042명을 대상으로 ‘형사재판과 법관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2.3점(5점 만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설문을 참여재판을 경험한 배심원 122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평균 3.6점을 기록했다. 일반 국민의 응답과 비교하면 약 57% 높은 점수다.
구체적으로 설문문항에 대한 일반국민의 점수를 살펴보면 △법관들은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모든 피고인을 평등하게 대한다(2.29점) △법관들은 재판을 진행하고 판결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의 법조경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2.35점) △법관들은 정치권이나 외부의 압력이나 유혹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2.03점) △법관들은 공정하게 재판한다(2.35점) △법관들의 판결을 믿을 만하다(2.36점) 등이다.
같은 문항에 배심원들의 경우에는 차례대로 3.83점, 3.72점, 3.36점, 3.72점, 3.36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모든 피고인을 평등하게 대한다’는 항목이 1.54점 상승해 가장 높은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사법정책연구원은 “배심원으로서 참여재판에 참여한 경험이 국민들의 사법에 대한 신뢰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0건 중 4건은 ‘배제’…法 “업무 과중 애로”
이처럼 참여재판이 사법신뢰 제고에 영향을 주는 것이 확인됐지만 정작 법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해 참여재판이 이뤄진 건수는 91건으로 접수 8건 중 1건 정도(13.6%)만이 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피고인의 신청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배제 결정을 한 경우가 전체 접수건의 31.8%(212건)에 달했다. 1심 재판부는 △공범인 피고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참여재판 진행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등을 이유로 배제 결정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폭넓게 설정된 배제사유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3년까지 법원에 접수된 참여재판 신청 1만113건 중 배제된 건수는 2511건(25.2%)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참여재판 진행이 적절치 않다’는 사유가 56.8%로 가장 많았다. 현행법에서 배제 사유를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깜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현직 부장판사는 “형사합의부 경우에는 수많은 사건이 배당된 상태인데 하루 만에 끝내야 하는 참여재판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며 “여건 마련을 위해 재판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당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참여재판 활성화를 공언한 만큼 법원행정처 차원에서 움직임이 필요해 보인다.
법조계에서도 사법의 정치화, 정치의 사법화 등으로 바닥에 떨어진 사법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문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참여재판은 폐쇄적으로 비칠 수 있는 사법부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제도”라면서 “정작 법관들이 현실적인 애로사항 등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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