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에도 늘고 있는 청소년 마약사범..7월 한달만 103명 검거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이령 기자 입력 2022. 10. 2. 17: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일 포털사이트 구글에 마약을 가리키는 은어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사이트 목록. 구글 검색화면 갈무리

지난 7월 한달 사이에만 100명이 넘는 미성년자가 검찰 마약 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마약사범 대부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포털사이트를 이용해 마약을 손쉽게 구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마약 중독을 막기 위한 교육과 치료·재활 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검찰청 7월 마약류 월간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검찰이 단속한 만 20세 미만 마약사범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395명에 달했다. 지난 6월까지의 누계 단속 건은 292명으로, 7월 한 달에만 103명의 미성년자가 마약 단속에 걸린 것이다.

지난 5년간 만 20세 미만 청소년 마약사범 단속 건수 역시 증가 추세이다. 매년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단속 건수는 2018년 74명, 2019년 164명, 2020년 125명, 2021년 311명이었다. 특히 만 15세 미만 마약 사범은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85명이 검거돼, 2018년 이후 같은 기간 가장 많은 숫자였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상에서 마약 유통·판매자와 연락하고, 비트코인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지도실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SNS 이용 빈도가 높은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마약을 구하기 쉬워졌다”며 “호기심에서라도 마약 판매 홍보 사이트에 들어가면 마약 용어부터 구입 및 수령 방법 등을 상세히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미국에 본사를 둔 포털사이트 구글에 ‘아OO’ ‘O디’ ‘허O’ 등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 중 하나와 ‘텔레그램’을 함께 입력해 검색하자 마약 판매를 홍보하는 사이트들이 줄지어 나왔다. 한 사이트에서는 ‘아OO 팝니다’는 게시글과 함께 마약류로 추정되는 흰색 결정체를 저울 위에 올려둔 사진이 함께 검색되기도 했다.

구글에 검색된 한 사이트의 게시물 중 ‘O 액상 팝니다’는 글과 함께 적혀 있던 아이디를 텔레그램에 검색하자 ‘최근에 접속함’이라는 접속 기록 내역이 떴다. 같은 아이디 옆에 숫자를 입력해 또 한번 검색하자 해당 아이디와 같은 프로필 사진이 내걸린 채 ‘OO 퀄리티’라는 텔레그램 채널 이름이 떴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 수는 525명이었다.

국내 메신저에 비해 보안이 강화된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은 마약의 주요 유통 경로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8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온라인 마약 불법 유통·판매 적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1949건 중 텔레그램을 통한 유통·판매는 전체 72.8%(1419건)를 차지했다. 이어 카카오톡 10.7%(210건), 라인 4.1%(80건), 개별 홈페이지 2.1%(42건)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마약 중독을 막기 위해 철저한 예방교육과 함께 치료·재활을 위한 예산도 함께 투입돼야 한다고 말한다. 박 실장은 “마약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스스로 중독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끊으려는 생각도 없다”며 “술이나 담배만큼이나 마약에 대해서도 학교에서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연구소장(아주대 약학대 교수)은 “지난해 정부 기관들이 마약 치료·재활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지만, 치료·재활을 위한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관련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이령 기자 l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