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보조금 받자".. 獨총리가 직접 뛰고, 日은 美투자 확대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2. 9.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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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보조금法 파장]
한국의 경쟁국들 발빠른 대응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정부와 독일 폭스바겐의 배터리 광물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식 장면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뒷줄 왼쪽)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뒷줄 오른쪽)가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토론토=AP 뉴시스
한국과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 일본 캐나다 등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북미산 전기차에만 소비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준에 맞추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에 추가 투자하거나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정상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주요국들의 대응이 한층 더 치열해진 것이다.
○ 獨, 배터리 광물 확보 위해 캐나다와 협력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지난달 22일 리튬, 코발트 등 자원이 풍부한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및 배터리 광물 자원 개발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다음 날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가 캐나다 정부와 ‘전기차용 배터리 광물 공급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캐나다 리튬 광산 개발에 참여해 리튬을 우선 공급받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숄츠 총리는 “배터리 광물 MOU는 천연자원과 안보 측면에서 동맹국 간 협력의 훌륭한 증거”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FTA를 맺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르면 2023년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것을 사용해야 이 기업이 생산한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가 보조금(7500달러) 전체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조금 절반만 받는다.

폭스바겐은 인플레이션감축법 공개 직후인 7월 말 미국 테네시 전기차 공장 가동을 시작해 10월부터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게 됐다. 4분기(10∼12월) 전기차 보조금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 日, 미국 내 배터리 공장에 추가 투자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배터리 생산기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느라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비교적 뒤처졌던 일본이 인플레이션감축법 통과에 태세를 바꾼 것이다.

도요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추가로 25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12억9000만 달러를 합하면 총 투자액은 38억 달러(약 5조1400억 원)에 달한다. 혼다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44억 달러(약 5조9000억 원)를 들여 미국에 배터리 합작사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 캐나다, 원산지 기준 자국산 확대 로비

캐나다는 지난해 10월 인플레이션감축법 이전 버전인 ‘더 나은 재건법(BBB)’이 공개된 직후부터 ‘정상급 로비’를 통해 캐나다산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하원을 통과한 BBB에 언급된 보조금 지급 대상은 ‘미국산’ 전기차에 한정됐다. 캐나다는 원산지 기준을 ‘북미산’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 관철했다. 로이터는 “트뤼도 총리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에서 꺼낸 첫 번째 의제가 전기차 보조금 원산지 문제였다”고 전했다.

미국에 공장이 없어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돼 비상이 걸린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3일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 일정을 미뤘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 방안을 보고받으면서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우선 5월 발표한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차량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현지 딜러들에 지급하는 인센티브(판매 촉진 비용)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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