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삐라 금지법 검토에..탈북단체 "6월25일 100만장 살포"
북한이 문제 삼은 대북전단 살포 관련해 통일부가 중단을 강제하기 위한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탈북민 단체 측은 전달 살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에서 탈북민 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전단 살포 자제를 촉구하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의 고사총 도발에 대한 사과부터 먼저 받아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한 달 전에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북한으로 보낼 전단을 다 준비해놨다. 그날 풍향만 허락되면 대북 전단 100만장을 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이 단체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이번 달 25일 살포 예정인 전단 100만장의 인쇄를 맡겼다. ‘민족상잔 비극인 6·25의 진실’이라 적힌 이 전단에는 한국 전쟁 당시 남한이 먼저 도발한 것이라 말하는 북한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체는 준비한 100만장의 전단을 1달러 3000장, SD카드 등과 함께 풍선 20~30개 담아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 관계자는 “전단 작업은 최소 보름 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상황에 따라 25일 전이라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탈북민이 결성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10년 넘게 인천시 강화군, 경기도 김포, 파주 등지에서 대북전단을 보내왔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오전 1시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 적힌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 등을 대형 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보냈다.
지난 4월에는 북한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당시 미래통합당 태영호·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 소식을 알리는 대북 전단 50만장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지난해에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 남·북한 축구 경기와 관련해 김정은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북 전단 50만장 등을 보내기도 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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