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메운 민심 외면한 與… 끝내 투표함 못열고 부결

정우진,송경모 2024. 12. 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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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국회는 투표함도 열지 못한 채 탄핵안을 폐기해야 했다.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뒤 단체로 표결에 불참하면서 투표수 자체가 의결 정족수(200명)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국민의힘은 이후 의원총회에 돌입했고,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과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모두 당론으로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탄핵안 표결이 시작됐지만 본회의장에 남은 여당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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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尹 “당에 일임” 후 반대 당론
김건희 특검법만 투표 부결시켜
안철수·김예지·김상욱 표결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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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국회는 투표함도 열지 못한 채 탄핵안을 폐기해야 했다.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뒤 단체로 표결에 불참하면서 투표수 자체가 의결 정족수(200명)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여당에서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3명이 투표에 나섰지만,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무효 처리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본회의에 오른 7일 정치권은 격랑에 휘말린 듯 출렁인 하루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 비상계엄령 선포 후 나흘 만에 대국민 담화를 내고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담화 직후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퇴진 외에 이 사태를 해결할 길은 없다”며 반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조기퇴진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총리와 당이 민생 상황 등을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후 의원총회에 돌입했고,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과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모두 당론으로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탄핵안 표결에 대해선 무기명 투표에 따른 이탈표 변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표결 불참’까지 정했다. 일부가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 표결 참석 여부를 두고 내부 찬반 투표까지 진행했지만 당론은 바뀌지 않았다.

오후 5시 본회의가 개의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올랐다. 민주당 보좌진들이 회의장에 들어가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탄핵”을 외치며 소란이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첫 번째 안건인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직후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국민의힘 의총 장소로 향했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나라의 명운이 걸려 있는데 왜 투표를 포기하나”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사시라”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표결 불참 국민의힘 의원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본회의장에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탄핵안 표결이 시작됐지만 본회의장에 남은 여당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유일했다. 이후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차례로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 종료 선언을 보류하고, 여당 측 참석을 압박했다.

그러나 추가 이탈은 없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일부는 여당 의총 장소 앞에서 투표를 호소했지만, 여당은 대오를 유지했다. 한때 ‘소속 의원들의 표결을 강제로 막고 있다’는 말이 퍼지자 국민의힘이 “허위사실 유포 행위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며 반박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우 의장은 결국 오후 9시22분쯤 “국회를 대표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산회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산회 직후 입장문을 내고 “탄핵보다 더 질서 있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이 위기를 조속히 수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정 혼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규탄대회를 열어 “반드시 내란 행위, 군사 반란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이 나라의 모든 혼란을 이겨낼 것”이라며 “대한민국 최악의 리스크가 되어 있는 윤석열씨를 반드시 탄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송경모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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