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21억 꿀꺽"… '악성 임대인' 공개 수 빙산의 일각
까다로운 요건에 공개 수 빙산의 일각… 실효성 '글쎄'
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악성 임대인으로 등재된 집주인은 총 29명이며 이들의 평균 보증금 채무는 7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보증 채무를 가진 임대인은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72세 A씨로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총 금액은 21억6400만원이다.
국토교통부와 HUG는 지난해 9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시행 이후부터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반환하지 않은 악성 임대인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과거 3년간 2회(법 시행 이후 1건 이상 포함) 이상 전세보증금을 미반환하고 채무액이 총 2억원 이상인 임대인이 그 대상이다.
악성 임대인 명단은 위원회에서 공개 여부가 확정되면 국토부와 HUG 누리집, 안심전세앱 등을 통해 성명, 나이, 주소, 채무액 등을 당사자 동의 없이도 조회할 수 있다. 불법을 자행하는 임대인으로 인한 세입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공개 대상이 전체 전세사기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1차 임대인 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 따라 확정된 명단 공개 대상자는 고작 17명이었다.
법 시행일은 9월29일이었으나 고의가 아닌 경제난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집주인의 피해를 막기 위해 2개월의 소명 기간이 주어졌다. 이 과정에 다수의 다주택 채무자가 빠졌다. 법 시행 이후 전세금을 최소 1번 이상 돌려주지 않는 등의 요건까지 충족해야 한다.
HUG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 미회수 채권이 2억원 이상인 사람 등이다.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이러한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는 총 378명, 이들이 낸 보증사고는 규모는 약 2조830억원으로 총 피해 가구는 1만304가구로 추산됐다. 그러나 명단 공개 요건에 따라 이 중 5명의 신상 정보만 공개됐다.
업계에선 악성 임대인 공개가 세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개 대상이 법 시행 이후로 정해진 데다가 요건 기준도 빡빡해 세입자들이 악성 임대인을 거를만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지적을 고려해 앞으로 위원회를 수시로 열고 공개 대상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450명 수준의 악성 임대인을 추가로 공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 명단을 기준으로 하면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명단 공개 대상도 점차 늘어나 피해 확대를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다양한 전세사기 대책에도 피해 사례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늘어난 빚을 갚지 못해 채권자가 강제로 부동산을 경매에 넘긴 임의경매는 지난달 5343건으로 월 기준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HUG가 지난해 대위변제 요청을 받아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지급한 돈은 전년(9241억원) 대비 4배 수준인 3조554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전세 사기는 예방이 최선인 만큼 전세 계약을 할 때 임대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와 대법원, 국세청, HUG, 공인중개사협회 등이 공동으로 구축한 계약시스템을 통해 집주인의 세금체납과 과거 전세금 미반환 이력, 주택보유현황, 등기부등본 권리관계, 전세가율 등을 종합 체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전세계약 안정성을 자동 검사하고 보증보험 가입까지 진행, 세입자로 하여금 믿고 계약하면 끝나도록 하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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