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안 돼" 애타던 할머니 무혐의…'급발진 주장' 힘 실리나
지난해 강원 강릉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이도현 군이 숨졌습니다. 운전을 했던 할머니가 과실 치사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는데 경찰이 오늘(17일) 혐의가 없다고 결론냈습니다. 할머니가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가 났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분석 결과 때문입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속도를 늦추는 듯하던 차량은 굉음을 냅니다.
앞 차량과 부딪히고, 60대 운전자는 소리칩니다.
[할머니 : 어이구 이게 왜 안 돼?]
제어가 안 된다고 외치다 뒷자리 손자 이름을 부릅니다.
[할머니 : 이게 안 돼, 도현아 도현아 도현아 도현아]
속도는 계속 올라가고 670미터를 더 달린 차량, 도로 중앙 화단을 뚫고 뒤집힌 뒤에야 멈춥니다.
운전하던 할머니는 다쳤고 12살 이도현 군은 숨졌습니다.
사고 뒤 경찰은 할머니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국과수가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최대치로 밟았다'고 분석한 게 근거였습니다.
하지만 유족이 제조사와 벌이고 있는 민사 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전문 기관 감정 결과는 달랐습니다.
블랙박스 음향을 분석했더니 사고 직전 기어를 조작하는 소리가 안 났고 엔진음도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와 달랐다는 겁니다.
급발진 사고라는 유족 주장에 힘이 실린 셈입니다.
경찰도 오늘 국과수가 실제 엔진을 작동시켜 검사한 게 아니라 운전자 과실을 뒷받침할 근거로 쓰기 부족하다며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상훈/고 이도현 군 아버지 : '운전자는 과실이 없다'라고 결론이 났으면 그 책임지는 대상이 상대적으로 있어야 하잖아요.]
음향 분석 결과 도현이가 남긴 마지막 말은 '부딪히겠다'였습니다.
유족들은 떠난 아이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영상그래픽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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