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물량 5년만에 처음으로 ‘30만선’ 밑돌듯… “수도권만 팔린다”
올 한해 분양 물량이 30만 가구를 밑돌아 5년 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이 크게 적을 경우 집값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일 연합뉴스·부동산114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공공·민영아파트, 정비사업 조합원분 합산) 물량은 총 12만6345가구였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간 분양 물량은 36~38만가구선을 유지했던만큼, 4분기 남은 물량을 감안해도 예년 평균보다 실적이 부진하다.
올해 10월 이후 12월까지 분양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 물량은 전국적으로 17만9000여가구로 집계됐다. 앞서 분양된 12만6000여가구를 합하면 올해 연간 분양 물량은 최대 30만5000여가구가 될 수 있다.
분양 예정 단지가 100% 분양한다 해도 올해 분양 물량은 30만가구를 하회했던 2018년(29만9000여가구) 이후 5년 만에 최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37만1000여가구) 대비해서도 17.8% 줄어들었다.
문제는 올해 계획 물량 중 현재까지 분양 일정이 잡힌 곳이 11만7400여가구에 그쳤다는 것이다. 나머지 6만1600여가구는 분양 시기가 유동적이다. 통상 분양계획이 잡힌 곳도 조합 사정이나 공사비 갈등으로 분양이 밀리는 경우가 많아 분양이 지연될 수 있다.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의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올해 분양물량의 54.6%에 해당하는 6만9018가구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분양됐다. 올해 1분기 평균 4.6대 1이던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2분기에 12.5대 1, 3분기에는 17.1대로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는 전용면적 84㎡ 분양가 10억∼11억원을 기록하며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1순위 청약의 경쟁률이 79.1대 1에 달했다. 입지나 브랜드 면에서 ‘팔릴만한 곳’만 분양이 되고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방은 5만7327가구에 그쳤다. 최근 2년간은 수도권보다 지방 물량이 많았는데, 올해는 수도권 물량에 못미쳤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미분양 우려가 크다 보니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렵고, 건설사들도 청약 미달을 우려해 분양 일정을 미루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2∼3년 뒤 입주 물량 감소가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공급 감소에 따른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달 말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금리·원자재값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촉발된 상황인만큼 실제 공급을 크게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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