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어. 살려줘” 새벽 노인의 절규··돌봄로봇이 포착해 알려

이종섭 기자 2025. 8. 13. 11: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돌봄로봇 ‘꿈돌이’. 대전시 제공

지난 6일 새벽 대전 대덕구에 홀로 거주 중인 70대 A씨는 대전시가 지급한 인공지능(AI) 돌봄로봇 ‘꿈돌이’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죽고 싶다. 살려줘”라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꿈돌이는 A씨의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관제시스템을 통해 경보를 전송했다. 경보를 확인한 관제 요원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했고, A씨가 이상한 말을 반복하자 곧바로 112로 연락해 경찰 출동을 요청했다.

경찰이 주거지를 방문했을 당시 A씨는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망상과 우울증상도 엿보였다. A씨는 평소 조울증 등으로 잦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A씨는 경찰 연락을 받은 가족들에 의해 병원에 긴급히 보호입원 조치됐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위기 관리가 필요한 독거 가구에 보급된 AI 로봇이 홀로 사는 노인의 위기 징후를 감지해 보호 조치로 이어진 사례다.

13일 시에 따르면 올해 초 ‘대전형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의 일환으로 자치구별로 200대씩 모두 1000대의 꿈돌이가 보급됐다. 각 자치구관내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심리·정서적 돌봄이 필요한 독거인들에게 지급됐다.

꿈돌이는 평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말벗 기능’을 담당한다.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등 일상생활을 돕기도 한다. 로봇에 탑재된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위기 감지 알고리즘’이다. 사용자와 대화 중 부정적인 단어나 위험 징후를 나타내는 단어가 감지되면 관제시스템에 알림을 보내 관계 기관의 개입을 요청하는 기능이다.

김종민 대전시 복지국장은 “A씨의 경우 돌봄로봇이 새벽 시간 어르신의 절박한 위기 신호를 포착해 경찰과 보호자의 신속한 출동 및 보호 조치가 가능하도록 한 사례”라며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 등이 증가하는 만큼 실제 인명을 보호하는 단계까지 발전한 첨단 기술을 돌봄 서비스에 적극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독거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1.4%, 2023년 21.8%, 2024년 22.1%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대전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독거 노인수가 7만8120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노인의 30.1%를 차지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