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마다 다른 주택 수 산정, 어떻게 따져 봐야 할까? [도와줘요 부동산세금]

변수연 기자 2023. 7.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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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법무법인(유) 율촌 조세부문 변호사
[서울경제]

길동이 부부는 아이의 진학을 앞두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명의 주택 1개, 아내 명의 오피스텔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를 앞두고 서울경제 연재 칼럼을 보니, 1주택자 판정 시 오피스텔이 주택에 포함된다고 한다. 길동이는 크게 실망했지만, 부동산사무실에 들른 김에 자신이 1주택자에 해당하는지 재확인하기로 했다. 그런데 부동산사무소 사장님이 1주택자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은행에 들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길동이 부부의 경우 1주택자에게만 적용되는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된 것일까?

부동산은 취득, 보유, 처분 각 단계에서 세금을 낸다. 1주택자의 경우 위 각 단계에서 세금을 감면해 준다. 주택 청약이나 대출에 있어서도 1주택자는 혜택을 받는다. 그런데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그리고 청약, 대출에 있어서 ‘1주택자’를 셈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하나씩 살펴보자.

취득세의 경우 (1) 1주택 또는 혹은 비조정지역에서 두 번째 주택을 취득하는 자는 일반세율을 (2) 조정지역에서 두 번째 주택을 취득하거나 비조정지역에서 세 번째 주택을 취득할 때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주택은 대체로 주택법상 주택을 뜻한다. 다만 2020년 8월 12일 이후에 취득한 입주권, 분양권, 오피스텔(주택분 재산세 부과대상에 한정함)은 주택 수에 더한다. 여기서 주택 수는 세대 단위로 셈한다. 원칙적으로 주민등록 상 같은 주소를 두었다면 1세대로 간주한다. 다만 몇 가지 예외가 있다. 특히 30대 미만으로 소득이 일정 기준 미만인 자녀는 주소지가 다르더라도 그 부모와 같은 세대로 본다. 주의해야 한다.

재산세를 매길 때는 시가표준 9억 이하인 1주택만 보유한 자에게 혜택을 준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춰 주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재산세가 감면되는 1주택자인지 따질 때는 입주권, 분양권은 고려하지 않고, 주택분 재산세가 과세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넣는다. 여기에서 말하는 1주택자는 1세대 1주택자를 뜻한다.

종합부동산세에서는 1세대 1주택자에게 보다 큰 공제금액을, 다주택자에게 높은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보유한 주택 수에 따라 실효세율을 달리한다. 특이하게도, 1세대 1주택 감면 대상인지 판단하면서 ‘세대별’로 주택 수를 세나, 중과대상 다주택자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개인별’로 주택 수를 셈한다. 4인 가정에서 1인당 1채씩 주택을 소유하면, 1세대 1주택에 해당하지 않지만 개별 세대원 기준으로는 각 1주택자에 불과하여 중과세율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주택의 범주는 재산세에서와 동일하게 판단한다.

양도세를 낼 때 1세대 1주택자는 매매가격 12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본다. 그러니 주택을 매도한 자가 1세대 1주택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진다. 그 차이가 수억 내지 십수억에 달하기도 한다. 양도세에서 1세대 1주택 판정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에 지난 연재에서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요약하면, 입주권과 분양권이 주택 수에 가산되며, 오피스텔도 사실상 주거로 사용하면 재산세를 주택분으로 내지 않더라도 주택으로 본다. ‘같은 세대’인지 여부도 단순히 주민등록만 보지 않고, 사실상 같은 가구를 구성하는지 면밀히 살핀다. 그러므로 주택을 양도하면서 1세대 1주택자로서 혜택을 받고자 한다면 점검할 부분이 많다.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현행 주택청약제도는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에게 각기 다른 순위와 확률로 주택을 배정한다. 주택 수는 가구 단위로 세며, 입주권, 분양권(2018년 12월 11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 관리처분계획 승인 신청을 한 주택에 한함)은 주택 수에 가산되고, 오피스텔은 설령 주택분 재산세를 내고 있더라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대출을 받을 때도 대체로 마찬가지다. 대출가능여부를 따져볼 때, 그리고 주택추가금지서약을 할 때 세대원들의 주택, 입주권, 분양권 보유현황 및 앞으로의 취득계획을 잘 알아보아야 한다.

이처럼 세목별로, 그리고 청약 및 대출에서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가르는 잣대가 서로 다름을 알아보았다.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주택 수를 잘못 산정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해당 표를 잘 숙지해 두자.

혹시 누군가 ‘저는 1주택자에 해당하나요?’라 묻는다면, 이렇게 반문해 보아야 한다. ‘혹시 1주택자인지 궁금하신 이유는 어떤 세금 때문인가요? 아니면 청약이나 대출 때문인가요?’

<편집자 주> 해당 기고문은 2023년 이전 세법에 따른 기고문으로 정부가 이달 27일 발표한 2024년 세법 개정안이 내년 시행되면 세제 관련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박진호 법무법인(유) 율촌 조세부문 변호사

※[도와줘요 부동산세금]은 세무 전문가들이 부동산과 관련한 세금 이슈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이메일 문(diver@sedaily.com)를 주시면 다수의 질문이 나오는 사례 중에 채택해 전문가들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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