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 전국적으로 번져…인명피해 속출

지난 25일 그리스 남동부 로도스섬 예나디 마을 주택가에서 산불이 타오르고 있다. 예나디=AP 뉴시스 제공

 
그리스에서 산불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산불의 규모가 전국으로 확대돼 26일 3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견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국영 AMNA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그리스에서는 지난 25일 산불을 진압하던 항공기가 추락해 캐나다 조종사 2명이 숨지는 등 모두 3명이 사망했다.

볼로스 부근의 한 트레일러에서는 26일 여성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그리스의 ERT방송이 보도했다. 그녀의 남편은 심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당국의 기후위기 민방위부 장관 바실리스 키킬리아스는 볼로스가 규모가 가장 크고 위력이 강한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힌 지역이다.

또 그곳에서 불과 몇 km떨어진 곳에서는 45세 목부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발견된 사망자는 가축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25일 산불 진화용 항공기가 추락하여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숨졌던 에비아 섬의 해변 관광지 카리스토스에서 사망한 남성 1명이 추가로 발견됐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10일 동안 전국에서 무려 594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그  중 61건이 26일 발생했다.  

산불이 급속히 번지면서 산불 선단지역이 단숨에 수 킬로미터씩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서자 전국 각지의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들이 피난하고 있다고 키킬리아스 장관은 밝혔다.

AMNA 통신을 인용한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볼로스 부근의 산업단지에까지 번진 산불에 소방인력이 집중되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업단지의 사람들은 모두 대피했고 인근에 있는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여러 마을들의 주민들도 대피한 상태다.

아테네=AP/뉴시스] 아테네 인근 아기아 소티라 마을 주변 국도의 수목들이 불타고 있다. 아테네=AP 뉴시스 제공

 
그리스 소방대에 따르면 이미 화재가 심해진 코르푸섬과 에비아섬에서는 산불이 진화된 지역의 재발화 가능성을 염두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인근 로도스에서는 대피를 위한 더 많은 항공편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비상사태를 선언한 로도스에서는 지난 9일 동안 연속해서 산불이 확대되면서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피했다.

현재의 긴 폭염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그리스 일부 지역은 44도(화씨 111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은 최근 지중해 연안 모든 국가가 산불에 시달리는 중에 이탈리아, 포르투갈, 몰타, 불가리아 대통령들과 26일 전화 회담을 가졌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