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형 받을 줄 알았는데 12년 구형 ‘반전’… 권도형 형량 왜 줄었나 [미드나잇 이슈]
유죄 인정하고 검찰과 ‘플리바겐’ 합의
형기 절반 채우면 ‘한국 송환’도 가능

권씨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사기 공모,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권씨는 이날 양손에 수갑을 차고 몸에 포승줄이 묶인 채 법정에 출두했다. 담당판사인 폴 엥겔마이어 연방판사는 유죄 인정 합의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는지, 유죄 인정 결과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는지 등을 권씨에게 물었다. 권씨는 대부분 질의에서 망설이지 않고 유죄 인정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와 별개로 앞서 권씨와 테라폼랩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44억7000만 달러(약 6조2000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한 바 있다.
합의에는 최종 형량의 절반을 복역하고 플리 바겐 조건을 준수할 경우 권씨가 국제수감자이송(international prisoner transfer)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한 뒤 권씨는 이듬해 2월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미 금융당국에 고발당했다. 그가 초래한 손실은 총 400억달러(약 55조원)으로 추산됐다.
권씨는 도피생활 중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혔다. 한국에서는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이지만 미국에서는 100년 이상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당시 국내외에서는 그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도록 해야한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권씨 자신은 한국에서 재판 받기를 희망했지만 법정 공방 끝에 결국 미국으로 이송됐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권씨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미국 법무부는 이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권씨가 최대 130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씨는 지난 1월 초 기소인부심리에 출석해 자신이 받는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형량을 줄일 목적으로 죄를 모두 인정하고 검찰과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유죄를 인정하면 형량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흔하다.
허위 채권을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4억 달러(약 55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2008년 붙잡힌 로펌 대표 마크 드라이어는 최대 145년형까지 받을 수 있었으나 유죄를 인정한 뒤 20년형이 확정됐다.
권씨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최종 형량은 판사가 결정하는 만큼 판사 재량에 따라 최종 형량이 검찰 구형량인 12년형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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