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간 1000명 증원에도 늘어난 산재·체불… “숫자보다 내실화 먼저” [심층기획-갈 길 먼 근로감독관제]
감독 범위·대상자 확대 맞춰 인원 조정
현재 3025명… ILO 권고기준 이미 상회
일각선 “인력 규모는 충분… 시스템 문제”
고용부, 지자체에 감독 권한 위임 추진
고작 3개월 교육받은 후 체불사건 매몰
佛은 신임 감독관 12∼18개월 교육받아
“순환 배치 줄여 전문성 높일 방안 검토”
이재명정부가 유례없는 속도로 ‘근로감독관 증원’에 착수한 가운데 단순 증원으로는 현 제도의 미비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 교육 내실화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원 필요” VS “인원 문제 아냐”
고용부가 최근 착수한 근로감독관 증원 작업에 대해선 찬반 입장이 갈린다. ‘양적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과 ‘인원을 늘리는 건 제일 나중 문제’라는 지적이 공존한다.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법 시행, 2021년 주 52시간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 등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근로감독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 아래에서 추진되는 노동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특수고용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자 보호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어서 증원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근로감독관 수는 이미 국제노동기구(ILO) 권고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라는 반박이 있다. ILO가 권고하는 근로감독관 수는 근로자 1만명당 1명이다. 한국의 근로자 수는 많게 잡아 2500만명이고, 산업안전보건 분야를 포함한 근로감독관 수는 현재 3025명이다.
문재인정부 당시 5년간 근로감독관 1000명이 증가했는데도 산업재해와 임금체불이 늘어난 이유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효원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근로감독관 인력 규모는 이미 충분한 수준”이라며 “유럽은 근로감독 현장에 노동조합이나 한국경영자총협회 같은 경영계 인력이 같이 투입되는데 한국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소극적”이라고 했다.
윤 위원은 그런 면에서 지자체에 근로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안에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럽 여러 국가는 지자체뿐 아니라 국세청, 이민청 등과도 협력하는 추세”라며 “지자체 역량을 근로감독 시스템 안에 넣고, 동시에 질을 제고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용부는 내부적으로 근로감독관의 업무 방식을 혁신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당분간 순환 배치를 하지 않고 계속 근무를 하게 하는 등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방안 개선 등을 중심에 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교육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근로감독관은 12주에 걸친 집체교육을 받고 투입된다. 올해 7년 차 근로감독관인 이모(43)씨는 이 기간이 너무 짧다며 “사건 송치 건수를 보면 경찰청 다음으로 고용부 근로감독관의 송치 건수가 높은데 그에 준하는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전담으로 사용하는 연수원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고용부 산하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이 있지만 외부에서도 쓸 수 있어 전용 연수원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안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근로감독 시스템 강화, 근로감독관 경력단계별 교육 차별화, 임금체불 전담기구 설치 등도 함께 거론된다. 특히 임금체불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역대 최대액을 경신할 전망이어서 임금체불 신고 사건 처리 절차 개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고용부도 임금체불 관련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노동법학회는 2022년 12월 발간한 ‘근로감독 행정 전문성 제고 방안 연구’에서 “임금체불에서 자율청산을 우선하는 것이 업무 부담을 가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체불 신고 사건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와 기소에 집중하고, 엄격한 법 집행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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