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에도 '보물'은 있다…용산에 숨은 '알짜' 아파트는?[송승현의 손바닥부동산]

2023. 3. 27. 06: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용산구 이촌동 왕궁아파트, 민간재건축 통한 '고급화' 전략 기대감
용산공원·국제업무단지·GTX-B노선 등 호재다양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의 모습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 정부는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규제지역이란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주택법에 근거해 지정하는 지역이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과 세금, 거래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강하다. 투기의 우려가 있고 자본이 집중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부 이촌동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부촌이다.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대규모 백사장이었지만 이 당시 대규모 개발의 바람을 탔다.

◇'백사장' 동부 이촌동 개발바람 타고 고급 외인아파트촌 급부상

백사장을 메우고 공무원과 외국인을 위한 아파트가 세워졌다. 특히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대형평수' 맨션이란 전략이 먹혔다. 지금은 외인아파트를 재건축한 LG 한강자이와 렉스 아파트를 재건축한 56층 래미안 첼리투스가 들어서면서 좀 더 젊은 아파트촌으로 거듭났다.

이곳 동부 이촌동에선 '왕궁아파트'가 눈에 띈다.

왕궁아파트는 1974년 12월에 사용승인이 난 50년 차 아파트다. 250세가 모두 공급면적 104㎡다. 용적률은 148%, 5층 저층이며 현재 계획으로는 용적률 238%를 적용받아 최고 35층으로 단일평형 약 158㎡ 예상 300세대가 가능하다. 임대주택이 일부 포함된 1대 1 재건축이다.

왕궁아파트는 2006년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이후 2008년 조합설립인가까지 났지만 아직 사업의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여기엔 여러 사연이 있다. 2018년에 1대 1 재건축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서울시와 의견 차이가 있어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다. 1대 1 재건축의 경우 기부채납이 필요 없어서 임대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서울시는 임대주택 공급을 요구했다. 왕궁아파트 측에서는 사업 수익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반대 뜻을 냈다.

1대 1 재건축은 일반분양분이 없다 보니까 분양수입이 없다.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왕궁아파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하는 단지라 조합원들 부담이 상당히 크다. 현재 예상되는 추가분담금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한 부담금을 제외하고 6억~7억원 수준 정도라고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사업 주체들은 여러 가지 사업 수익성을 높일 방안을 고려했다. 공공재건축에 참여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도 했다. 종 상향이나 용적률 완화, 층수 상향을 받을 방법이 공공재건축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공재건축은 LH나 SH가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해서 재건축하는 형태다. 기부채납이 강화돼 임대주택이나 소형 평형을 많이 공급해야 한다. 대신 최고 500%, 최고 층수 50층까지 용적률 완화 등이 가능하다. 왕궁아파트도 공공재건축에 참여하려고 사전컨설팅도 받고 주민설명회도 열었다. 왕궁아파트 측에선 기존 계획대로 조합원 세대 모두 약 158㎡ 공급하는 부분을 양보할 수 없었다. 결국, 공공재건축을 포기하고 민간재건축으로 사업을 선회했다.

◇숨은 보물 '왕궁아파트' 첼리투스 고급화 전략땐 '가치상승' 기대

왕궁아파트의 장점은 민간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 허용 용적률이 300%이기에 260~270%까지 올려볼 수 있다는 점이다. 왕궁아파트는 동부이촌동이라는 부촌과 한강 변에 위치해서 구매력갖춘 주택수요층과 한강을 활용한다면 어느 정도 사업수익을 거둘 수 있다.

용산공원 조성, 용산 국제업무단지, GTX-B와 신분당선 연장 등 녹지와 업무 교통이 어우러지는 청사진이 제시된 곳이다.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주거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 공공재건축을 통해 소형 평형을 늘리고 임대주택을 공급 시 공공차원에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지 가치를 낮춰진다면 사업의 주체 쪽에선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엔 동부이촌동에 있는 첼리투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첼리투스는 1대 1 재건축으로 진행 당시 추가분담금을 부담스러워 했다. 하지만 현재 첼리투스는 동부이촌동의 랜드마크 고급단지의 대명사가 됐다. 추가분담금을 내더라도 자산가치도 상당 부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왕궁아파트가 공공재건축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투자가치는 충분히 높다.

고려할 점은 고가 재건축 단지의 경우 적용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다. 2022년 실거래가 지수 –22%가 말해주듯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재초환 부담이 덜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국민 정서와 재초환 폐지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 정부의 입장을 감안한다면 변수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이점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는 필수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h991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