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무순위) 건너뛰고 `선착순 계약` 출발합니다" [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발품 아닌 손품 파는 부동산입니다. 민족대명절 설연휴를 맞아…서는 아니고 여차저차 뛰어다니다 허리를 삐끗했습니다.(아직 동네 한의원 못뚫었는데 큰일났습니다;;) 그리하여 서두부터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과한 정보) 송구합니다만, 오늘은 발로 못뛰고 손가락이 뛰었음을 먼저 이실직고하면서 시작합니다.
오늘 가볼 곳은 경기도 광명입니다. 연말연초 세간의 관심은 일명 '둔촌일병 구하기'로 불리는 윤석열 정부의 네번째 부동산 정책에 쏠렸었죠. '1.3 부동산 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주목받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계약률에 관심이 몰려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광명 내에서는 둔촌주공 못지않게 관심이 높았던 현장들이 있습니다. 바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8·9단지)와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광명10R구역)입니다. 다만 정당계약이 둔촌주공과 비슷한 시기여서 상대적으로 잊혀졌습니다.
아니 광명 내 분양에 왜 관심이 많느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드릴 말씀 있습니다. 미분양이 없었던 광명시에서 2020년 6월 이후 2년 반만에 재개되는 신규 분양인지라 대기 수요가 적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거든요.
혹시 '1.3 부동산 대책' 직전에 나왔던 '11.10 부동산 대책' 기억하시려나요. 지난해 11월 10일 정부는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경기 4곳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풀어준 바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 4곳만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2중 규제지역으로 남겼는데, 그 명단에 광명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겁니다.
보았느냐 광명클라쓰~?…인가 했습니다만,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에도 집값이 계속 하락 추세인데다 금리 상승 여파로 청약수요가 움츠러들면서 이 현장들의 청약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평균 경쟁률은 2.36대 1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는 1.96대 1에 불과했고, 일부 소형 평형은 아예 미달됐습니다.
아니 대기수요 많다며? 청약수요자들 다 어디로 간거냐?고 물으신다면 어디 안갔습니다. 상황이 바뀐겁니다. 주택거래 절벽으로 지역 내 구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며 분양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자 수요자들이 신축을 분양받아도 '먹을 게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거죠. 물론 이는 신축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해석으로도 연결됩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일반 분양가는 3.3㎡당 평균 2896만원으로,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는 2446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전용 84㎡의 경우 각각 9억원 후반, 8억원 중반인 셈인데, 발코니 확장비 등의 옵션을 추가한다면 각각 10억원대와 9억원대는 훌쩍 넘어갑니다.
10억이라…. 제게도 현실감 없는 금액이라, 비교 대상 하나 쓱 모셔왔습니다. 작년 연말 서울에서도 일명 '국민평형(전용면적 84㎡)' 10억원대가 나왔는데요,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입니다. 이 현장 역시 청약시장에서 그리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한데 이어 정당계약 성적(59%)도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자 다시 광명으로 되돌아오시죠. 1.3 대책 발표 후 광명 현장의 계약률 기대감이 조금 올라가는 듯 했습니다. 규제완화 덕분에 경기도 광명시가 조정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전매 제한이 기존 8년에서 1년(과밀억제권역)으로 단축되고, 기존 2년이었던 실거주 의무는 아예 폐지됐거든요.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도 기존 소유 주택 처분 의무가 사라져 무리하게 집을 팔지 않아도 되고, 시행령 개정 이전에 분양받아도 소급 적용이라 이 두 현장의 정당계약은 예상보다 선방할 것이라는 '희망회로'도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실거주 의무 폐지로 세입자를 들여 잔금을 충당할 수 있고, 전매제한 기간도 확 줄어 분양권을 팔 수 있게 되니 당첨자 입장에서는 큰 호재라는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대책발표에도 둔촌주공 계약률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광명 역시 미소짓기 힘든 계약률 성적표를 받은 듯 한데요, 아마도 '공개가 힘든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조합과 견본주택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아 나름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계약률 그림자도 못봤습니다.
반면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는 계약률 일부를 바로 오픈해 버렸습니다. 지난 20일 '무순위(사후) 공고문'을 공개했는데요, 일반분양 493세대 중 미계약분 219세대(44%)의 무순위청약(일명 '줍줍') 일정에 돌입한다고 합니다. 오는 27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호반건설 견본주택에서 무순위 접수를 받고, 당일 오전 11시 30분에 당첨자를 뽑습니다. 동호수 선정도 무작위 추첨하고 서류제출과 계약 체결까지 한방에 진행합니다. 와우 속전속결이네요.
앗 잠깐만요. 전용 39㎡와 전용 49㎡ 타입은 본 청약에서 경쟁률이 미달돼 무순위(줍줍) 청약을 건너뛰고 아예 선착순 계약부터 시동겁니다. 아 오늘의 제목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다만 전용 39·49㎡는 170세대인데 계약이 몇세대가 됐는지 밝히지 않아 이 단지의 전체 초기 계약률 산출은 좀 어렵습니다.
아참 선착순 계약은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진행합니다. 선착순 계약에 GS건설은 '구매우선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네요. 암튼 오는 25일 선착순 공급안내문 게재 후 오는 28일 실시한다는데요, 주택소유 여부나 거주지역, 청약제한기간 등의 제한이 없다고 합니다. 자 그럼 주택 갈아타기 수요 등으로 1주택자나 다주택자들이 줍줍에 나설지, 1.3 대책의 진정한 효과(?)가 나타날지 함께 지켜보실까요.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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