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떼였어요”… 10월에만 1526억, 한달새 40% 급증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 세입자인 30대 A씨는 지난 9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6월부터 집주인에게 보증금 3억원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수차례 보냈다. 그러나 집주인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A씨는 계약 기간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나도록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
A씨처럼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 보증금 사고 건수와 사고액이 10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 금리 상승으로 전세 수요가 급감해 후속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데다가 집주인이 의도적으로 보증금을 안 돌려주는 전세 사기까지 기승을 부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금 반환 보증 사고 건수는 704건, 사고 보증금 액수는 1526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523건·1098억원) 대비 건수는 35%, 금액은 39% 급증했다. 건수와 사고액 모두 HUG가 보증 상품을 출시한 2013년 9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2017년만 해도 연간 74억원에 불과했던 전세 보증 사고 피해액은 2018년 792억원으로 급증한 후 2019년 3442억원, 2020년 4682억원, 2021년 5790억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는 10월까지 누적 피해액이 7992억원에 달한다.
HUG의 전세 사고 집계는 보증 상품에 가입한 세입자만 조사한 것으로 실제 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이보다 훨씬 많다. 전체 임대차 시장에서 보증 상품에 가입한 세입자 비율은 2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세금 보증 사고가 급증하면서 HUG가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 금액(대위 변제액)은 지난달 1087억원으로 월 기준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넘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대위 변제액만 6379억원이다. 연간 기준 역대 최고였던 작년 1년 치(5040억원)보다 많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전세 계약 전 주변 시세나 권리 관계를 꼼꼼히 따져보고 불안한 부분이 있으면 보증금을 낮추거나 보증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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