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거래절벽'에 강남 아파트값도 우수수..강남 집주인들 "대선 이후 상황 변할 것"
신고가 거래도 이어져
"하락 시점 가까워져" vs "선거 이후 달라질 것"
대선 이후 상승 반전 기대하는 강남 집주인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 이달 아파트 매매거래는 21건을 기록 중이다. 서울 매매시장은 정부가 대출규제를 본격 시행한 작년 4분기부터 위축되기 시작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들어 1000건대(1367건)에 진입한 뒤 12월 1123건, 올해 1월 727건(집계 중) 등 3개월 연속 1000건대 주변을 맴돌고 있다.
지난달 거래의 신고기한이 3월 초인 것을 감안할 대 최종 거래량은 늘어날 수 있지만, 1월이 전통적인 거래 비수기인 데다 설 연휴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건 이상의 증가세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도 상황은 비슷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많아야 1000건대 혹은 그 아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1000건대를 기록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매매량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세번째(2008년 9~12월, 2018년 11~2019년 2월) '4개월 연속 1000건대' 사례로 남게 된다.
설 연휴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섰다. 신속통합기획 사업을 추진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상승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시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하락 변수에 더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길어진 거래절벽에 매물이 쌓이고, 가격을 낮춘 매물이 거래되면서 하락 지역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도 매수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설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가격 변동을 나타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4구의 하락세 전환이다. 거래 감소에 따른 하방압력에 처음 직격탄을 맞은 강북에 이어 강남 아파트값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강남은 '똘똘한 한 채' 효과로 신고가가 발생하면서 시장 양극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2월1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보다 -0.01%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 14개구는 중랑구(0.01%)를 제외한 13개 구는 하락 또는 보합됐다. 강남 11개구는 모두 하락 또는 보합됐다. 강북과 강남 모두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4구(동남권) 아파트값이 전주 보다 -0.01% 떨어졌다. 1월 4주 처음 보합전환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다 2020년 6월1주 이후 1년 8개월만에 하락전환된 것이다. 송파와 강동 하락 때문이다. 송파는 전주 대비 -0.02% 떨어졌다. 2020년 6월1주(-0.03%) 88주만에 하락전환됐다. 강동은 1월4주(-0.01%) 2020년 6월1주(-0.04%) 이후 86주만에 하락전환됐다. 이후 2주연속 -0.02% 떨어졌다.
강남과 서초가 각각 2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한 것도 강남4구의 하락전환에 영향을 줬다. 강남과 서초는 지난주에 2020년 11월 3주 이후 63주만에 보합전환됐다.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커진데다 전세가격 하락, 거래량 급감 및 매수자 관망세 등 다양한 하방압력이 작용한 탓이다.신고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거래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례로 송파구 파크리오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3일 기존 시세보다 2억2600만원(23억9000만원→21억6400만원)가량 낮은 거래가 신고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문정시영 전용 35㎡는 기존 7억5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에 1억원 낮은 금액으로 실거래됐다. 신천동 잠실파크리오와 장미1·2차 등도 500만~3500만원 내려가 금액이 계약이 체결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는 지난달 2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거래된 26억35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동에 있는 래미안대치하이스턴 전용 110㎡도 지난달 28억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거래된 30억원보다 2억원 떨어진 금액이다.
반면, 강남권 주요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는 직전 신고가보다 1억6000만원 오른 74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맺어졌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2차와 삼성동 진흥도 2500만~5000만원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장기화된 거래절벽에 대출 이자와 세부담이 무거워지면서 심적 압박이 커진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낮춘 영향으로 분석된다"면서 "아직까지는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우세하지만, 대선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되면서 보유세 기준일인 6월을 앞두고 세금 회피성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개별 아파트 면적대에 따라서 신고가도 꾸준한 편이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 1월 30억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작년 9월 거래된 29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뛴 금액이다.
호가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84㎡의 호가는 각각 최곡 40억원, 35억원에 달한다. 디에이치아너힐즈의 같은 주택형의 작년 거래 최고가는 31억2000만원이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 단지나 신축 단지의 경우 여전히 매물을 찾는 수요자들이 있다"면서 "특히 서울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일상화되면서 강남 내 단지 별로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강남권에서는 피부에 와닿을 만한 대세 하락 분위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 및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3월 대선이 주택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도, 집을 내놓으려는 집주인도 대선 기다리고 있다"면서 "매매 자체를 대선 이후로 미루는 모습"이라고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반포구 잠원동 H공인 대표는 "대선 결과에 따라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결정될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은 어떤 예측도 어렵고 일단 대선이 끝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도 "대선이라는 변수가 있는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조정기가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이후 정비 사업 규제나 개발 이슈들이 풀릴 수 있기 때문에 선거 이전과 이후 시장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택 시장에 이상 기류가 흐르면서 올해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최근 부동산시장 전문가 812명을 대상으로 올해 집값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인 51.3%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까지 오른 데다 장기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집값이 크게 오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임대차법 시행 2년째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가 집을 사는 탈전세 내 집 마련 수요가 생길 수 있고, 대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급락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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