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창릉 vs 하남 교산..3기 신도시 블루칩은 어디
서울 인근에 내 집을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3기 신도시 청약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접수 마감한 3기 신도시 4차 공공분양에는 역대 최대 신청자인 13만6000명이 몰려 10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급등한 집값으로 내 집 마련이 힘든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주택을 시세의 60~80%에 조기 공급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좋은 기회다. 하지만 후보 지역 중 하나를 잘 선택해 청약해야 한다.
신청한 곳이 당첨 확정되면 다른 곳은 넣을 수 없고, 만약 당첨된 후 포기한다면 1년간 다른 공공 사전청약은 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중에서도 강북의 대장주 '고양 창릉'과 강남에서는 '하남 교산'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다.
고양 창릉은 서울 서북부 지역과의 접근성이 가장 좋다는 입지적 장점이 다. 1기 신도시인 일산이나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보다 서울 도심에 훨씬 가깝다. 서울 마포구, 은평구와 인접해 있는 데다 굵직굵직한 교통 호재들도 대기 중이다. 특히 2023~2024년 GTX-A 노선이 고양 창릉지구 한복판에 개통되면 창릉역에서 삼성역까지 20분 내 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양~서울 은평 간 도시철도(고양선)가 2026~2027년께 개통되면 서울 주요 도심권으로의 이동도 더욱 수월해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GTX-A가 완공되면 종로, 을지로 등 도심권과 여의도 업무지구의 배후 주거지역으로 충분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2027년 입주 예정인 고양 창릉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고양시 원흥지구, 삼송지구, 향동지구 등에 둘러싸여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변에 교통·상업시설 등 주거 인프라스트럭처가 이미 비교적 잘 갖춰진 상태에서 입주 가능한 지역"이라며 "이는 기존 다른 신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도 실수요자들의 눈길을 끈다. 사전청약 당시 고양 창릉지구의 추정 분양가는 평당 1891만4000~1906만7000원으로, 4억1000만원대(전용면적 51㎡)에서 6억7300만원(전용 84㎡) 사이에서 책정됐다. 창릉지구보다 서울 경계로부터 가까운 인근 향동지구의 경우 전용 84㎡(DMC호반베르디움더포레3단지) 시세가 10억6900만원으로 창릉지구의 추정 분양가는 이의 63% 수준이다. 다만 아직까지 토지 보상이 시작되지 않은 점은 변수로 꼽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면적이 워낙 넓어 다른 3기 신도시들에 비해 토지 수용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지난해 김포 장릉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더욱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지를 보면 하남시청 남쪽으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만나는 곳 아래에 있다. 중부고속도로를 건너면 하남시청과 가깝고 주변 이성산, 금암산 건너에 서울 강동지역이 있다. 그만큼 서울 강남·강동권과 지리상 접근성은 분명해 보이고, 최근 수년간 주요 개발지역들이 서울 동남권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남권과의 개발 확장성도 충분한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지역에 여의도 공원 약 10배 규모의 공원·녹지(전체 개발 면적의 35%)를 조성하고, 판교 테크노밸리 수준 이상의 일자리 공간(75만㎡)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체 주택 중 35.6%인 1만1770가구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서민들의 직주근접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하남 교산의 경우 이르면 2027년부터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토부에 따르면 이 지역에 연결되는 송파~하남 간 도시철도는 2028년께 준공될 예정이다. 통상 지하철 공사가 1~2년 정도는 연기되는 것을 감안하면 초기 몇 년간 입주자들의 대중교통 이용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2028년 지구 사업 완공 시까지는 학교, 병원, 쇼핑몰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하남 교산(A2단지) 분양 추정가를 보면 전용 51~59㎡가 4억2094만~4억8695만원(공공분양 기준)이다. 고양 창릉(S5단지) 전용 51~59㎡가 4억1557만~4억795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인근 하남검단산역(5호선) 앞 부영아파트 전용 49㎡가 호가 기준으로 6억5000만원 전후를 보이고 있다. 지리상 차이는 있지만 하남 교산 신도시가 30~40%가량은 싼 가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두 지역 가운데 하남 교산의 손을 들어준 이들이 많았다. 매일경제신문이 6명의 전문가에게 '본인이 투자자라면 두 지역 중 어느 지역을 청약하겠는가'라고 질문한 결과 5명이 하남 교산을, 1명이 고양 창릉을 선택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고양 창릉도 GTX-A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개선될 예정이지만, 강남 배후지로서 기대감을 감안하면 하남 교산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본부장 역시 "향후 미사, 위례, 거여, 마천 등과의 개발 확장성을 감안하면 하남 교산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권 팀장은 "삼송·향동지구 등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고양 창릉이 더 좋아 보인다"며 "GTX-A가 최고의 교통 호재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투자자들의 인기 척도로 볼 수 있는 사전청약 경쟁률 역시 하남이 앞서가고 있다. 지난달 사전청약을 받은 하남 교산은 52.4대1(공공분양 기준), 이달 사전청약을 받은 고양 창릉은 36.6대1의 경쟁률을 각각 보였다.
[박준형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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