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거래 17% 급감..월세·반전세 늘어 임차인 부담 커져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대출규제, 임대차3법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크게 줄었다. 다락같이 오르던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임차인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만47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3853건)에 비해 16.79% 감소했다. 특히 9월 6815건, 지난달 7458건으로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9~10월이 전세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전세 계약 시점인 2년 전보다 30%가량 줄어든 것이다. 2019년 9월 전세 거래는 9411건, 10월 1만2378건이었다.
대출규제로 가격 상승 폭은 둔화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 폭도 둔화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거래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12%에서 이번 주 0.11%로 오름폭이 줄었다. 강북구의 전셋값 상승 폭은 지난주 0.13%에서 이번 주 0.05%로 상승세가 크게 꺾였고, 송파구는 지난주 0.12%에서 0.06%로 오름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도봉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수요가 전보다 줄어든 데다 대출규제가 겹치면서 매매, 전세할 것 없이 부동산 거래 자체가 막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대출은 아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지 않지만, 전세 보증금 인상분에 대해서만 대출을 해주는 등 제약이 많다.
이런 가운데 '전세의 월세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39.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0.1%) 대비 9.8%포인트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는 "전세 시장 수급 안정" 자평
정부는 1년 전 '11·19 전세대책'을 발표하고 공공임대주택을 단기간에 최대한 공급해 전세난 해소를 자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17일 "11·19 대책은 올해 공급목표 7만5000가구 중 10월 기준 81.2%인 6만1000가구가 공급되며 전세 시장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전세난의 핵심은 3∼4인 가구가 거주할 만한 아파트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는데, 정부 대책은 1∼2인 가구용 원룸이나 빌라 공급에 집중돼 미스매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501건으로,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30일(3만8427건)과 비교해 20.6%(7926건) 줄어들었다.
내년 상반기 이후 더 큰 문제
더 큰 문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세입자들이 신규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내년 8월부터다. 임대인은 보증금을 대폭 올리거나 월세 전환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내년 상반기 중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차례 사용한 전세 이주 수요가 몰리면 전셋값 상승 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집주인들은 4년 치 인상분을 받으려 할 테고 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최근 '2022년 주택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전국 주택 전셋값은 6.5%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예상 상승률(4.6%)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기존 계약분과 신규 계약분의 괴리가 커 지수 상 나타나지 않지만 전셋값 상승 폭이 크다"면서 "내년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지한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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