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지 말라고 협박하는 지경"..아파트값 급등 투기 탓 정부에 부글부글

조성신 2021. 7. 2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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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개최
"주택 공급 충분, 불법 투기가 집값 상승 원인" 주장
전문가들 "원인 진단부터 해결 방안 모두 놓쳐"
커뮤니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수준'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 = 국토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집값 상승의 원인을 국민들에께 떠넘겼다는 것이다. 또 이날 내놓은 대책에 대해서도 '늘 하던 얘기'란 반응도 나온다.

■집값 상승 투기 때문이라는 홍 부총리

홍 부총리는 이날 "막연한 상승기대심리와 불법·편법거래 등 시장교란행위가 부동산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오른 것은 정책 실패나 공급부족보단 불법거래 때문이란 얘기다.

시장에선 지금껏 공급 확대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홍 부총리는 이날 담화에선 "양질의 주택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려 왔다"고 반박했다. 과거 10년 평균 주택입주물량이 전국 46만9000가구, 서울 7만3000가구인 반면, 올해 입주물량은 각각 46만 가구, 8만3000가구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결코 지적과 우려만큼 공급 부족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막연한 상승기대심리와 불법·편법거래 등 시장교란행위로 불안 원인을 돌렸다. '패닉바잉'(공황매수),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등 수요가 늘고 불법거래가 지속되는 한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이젠 협박하는 수준"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시장이 안정되려면 당장 공급이 늘어야 한다"며 "(공급을 다 틀어막더니) 이젠 가격이 떨어질 것이니 사지 말라고 협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발표에 시장 안정을 기대할 만한 파격적인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건축·재개발이나, 용산공원, 내곡등 예비군훈련장 등 서울시와의 협조 대책이 빠져 아쉽다"고 평가했다. 또 "전세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임대차 3법 개정에 대한 내용도 전혀 없어 시장안정, 주택수요자들의 심리적 진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도 "시장 불안의 원인을 잘못 분석했으니 해법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다"면서 "투기꾼 때문이 아니라 정책 부작용 때문이란 점을 직시하고 정치가 아닌 시장의 관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부동산 대국민담화 발표를 앞두고 '미리보는 7/28일 부동산 대국민담화 대책 요약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가 돌았다.

이 요약문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 부산으로 확대하는 등의 허위 사실이 담겼는데 이를 접한 이들은 "설렌다"는 반응까지 나오기도 했다.

정책 상당수가 발표될 때마다 집값이 치솟자 나오는 반응인 것이다.

이밖에도 '이런 대국민 말장난에 귀 기울일 사람이 지금도 있을까', '하나 마나한 소리를 되풀이 하고 있다', '집값 책임져라', '대국민 담화가 아니라 담이 온다', '그래서 언제 입주할 수 있는지를 알려 달라',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달라는 건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수준이다' 등의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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