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반기에도 오른다..식지않는 '서울 매수심리'

은정진 2021. 7. 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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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역대급 유동성, 부동산 자산으로"
지방보다 수도권 집값 상승 전망
사전청약·금리 인상 등 변수 많아


부동산 자산가격 상승 기대감이 하반기에도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 불안이 하반기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공급 부족, 다주택자 버티기, 정부·여당의 정책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치러질 20대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코로나19 방역 등 주요 변수들을 고려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공급 확대가 향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해결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주택 관련 전망치 모두 ‘상승’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추가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전기 말 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 역시 5.5%로 지난해(5.4%)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지역 ‘매수우위 지수’ 역시 5월 86.1을 기록한 뒤 지난달 21일 조사에서 98.2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집을 사려는 심리를 지표화한 이 지수는 통상 주택 매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때를 100으로 놓는다. 지수가 꾸준히 오르면 주택 매수 욕구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일 국민은행이 조사한 전국 주택 매매가격전망지수 역시 117.4를 기록하며 100을 훌쩍 넘었다. 일선 중개업소가 예상하는 3개월 후 시장 흐름 조사다.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향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6월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도 127로 2월(129)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지수 역시 100을 넘을수록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음을 뜻한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수요자들의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고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며 “역대급 유동성이 수년간 실물자산에 집중되면서 집값이 고점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공급 물량 지난해보다 늘어날 듯

건산연은 하반기 수도권과 지방 전망이 약간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매매가는 전국 평균(1.5%)보다 높은 1.6%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올 상반기 대비 상승 폭이 축소돼 1.3% 정도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 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이 하반기 인천과 경기 지역 집값을 이끌 것으로 봤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상승 압력이 다소 둔화될 만한 요인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올해 지방 주택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핵심 지역의 도시정비사업이 상당 부분 추진됐다”며 “지난해 12월 신규 지정된 규제지역 인근으로 상승세가 계속 확산되겠지만 장기적 확산세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산연은 올해 전국 분양물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공공주택 분양 물량 추정치는 작년(34만9000가구)보다 15%가량 늘어난 40만 가구다. 인허가 물량 역시 지난해(45만7000가구)에 비해 6% 많아진 48만5000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확정 수익 보장으로 미분양이 감소하는 등 시장 호조 계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공급이 현실적인 시장 안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불안 심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 외에 방법이 없는데 정부와 여당이 확실한 추가 공급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2018년 내놓은 신도시는 이제야 사전 청약이 시작되는 데다 2·4 대책에 따른 공급은 일러도 3~4년 뒤에나 가능해 현재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청약, 금리 인상 등 변수

시장에서는 그동안 늦봄부터 장마와 불볕더위로 이어지는 6~8월을 비수기로 분류해 왔다. 계절적인 비수기 동안에 거래와 이사가 적어 시장에 매물이 쌓이면서 나름대로 조정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성수기와 비수기가 모호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4~5월에 거래가 뜸하다 되레 1차 확산 이후인 6월 거래량이 늘었다. 7월과 11~12월 등 혹서·혹한기에도 기준금리 인하 등 외부 요인과 맞물려 거래량이 폭증했다.

상반기엔 임대차 3법 시행에 따른 전세 매물 잠김과 무주택자들의 중저가 아파트 패닉 바잉(실망 구매),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 등이 매수심리와 매매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 금리 인상 가능성,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대선까지 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지난해보다 더 많아졌다. 이 중 3기 신도시 사전 청약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GTX와 연계되는 3기 신도시의 경우 서울 선호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부연구위원은 “대선을 앞두고 최근 당정을 중심으로 한 규제 완화 논의가 계속 이뤄지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3기 신도시의 분양 가격과 입지 등도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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