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지정 취소 가능할까..전문가들 "광명·시흥 충분히 가능"

조계원 2021. 3. 1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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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중단 여론 확산에
경실련 "신도시 오히려 집값 상승 견인"
전문가 "광명시흥 집값 영향 크지 않아"
부동산업계 "취소 어렵다, 정부 부담 커"


▲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3기 신도시의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공전협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땅 투기 의혹으로 3기 신도시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3기 신도시 현지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 여론에 야당이 합세하면서 중단 여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광명·시흥지구에 한해 지정 취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국 공공주택지구 주민과 토지주들로 구성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전협)는 3기 신도시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공전협은 정부와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3기 신도시의 백지화와 함께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때까지 현재 진행 중인 신도시 및 전국 공공주택 사업지구의 수용·보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도 3기 신도시 중단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변 장관 경질과 함께 끝났다. 국민 앞에 일말의 죄책감이 있었다면 투기로 얼룩진 3기 신도시 중단, 비리의 온상이 된 공공주도 공급 대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단행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성명을 통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을 경질하고 3기 신도시 개발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심 역시 3기 신도시 개발에 부정적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만 18세 이상 500명에게 조사한 결과 ‘광명 시흥의 3기 신도시 추가 지정을 철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57.9%로 집계됐다. ‘부적절하다’는 34.0%, ‘잘 모르겠다’는 8.1%를 기록했다.

“3기 신도시 오히려 집값 상승 견인한다”

시민단체들은 3기 신도시가 집값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신도시 건설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경실련은 LH 등 공기업이 낮은 가격에 토지를 매입해 높은 가격에 분양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판교 신도시의 경우 경실련이 정부의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적정 조성원가는 530만원에 불과하지만 당시 조성원가는 1270만원에 달해 LH 등 공공사업자들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는 주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는 과거 집값 안정을 위해 신도시 공급에 나섰지만 높은 분양가에 집값이 뛰는 결과만 보였다”며 “현 택지개발은 공공사업자와 건설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발이익이 공공사업자와 건설업자에게 쏠리는 현 공급체계의 개편부터 나서야 한다”며 “공공소유 토지에 시세 보다 저렴한 공공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해야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경실련은 판교식 신도시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사진=경실련


“광명·시흥 신도시 충분히 지정 취소 가능”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신도시 지정 취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앞서 2월 24일 6번째 3기 신도시로 발표된 광명·시흥지구의 경우 집값 영향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단 광명·시흥지구의 신도시 지정 취소로 수도권 집값이 치솟을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택지개발에서 실 입주까지 6~7년이 소요되는 만큼 광명시흥지구가 현재 집값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근거로 한다. 또한 수도권에 개발이 가능한 택지가 부족하지만 7만호 규모의 광명·시흥지구를 대체할 택지가 없지 않다는 견해가 뒤따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광명·시흥지구의 경우 신도시 지정 취소를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사업이 초기 단계이고 실 입주 시점을 고려하면 집값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타 신도시는 사업이 이미 진행된 만큼 조사·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수도권에서 광명·시흥지구를 대체할 택지도 없지 않다”면서 “대통령 등 정책 결정권자의 결단이 나온다면 신도시 지정 취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 일단 GO~, 시장 혼란 우려도

정부는 이번 LH 투기 의혹과 별개로 2·4 대책 등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변 국토부 장관의 사의를 사실상 수용하면서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전날 정부 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공공주택 공급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하남교산 등 일부 3기 신도시의 경우 이미 보상이 완료된 지역도 있어 신도시 지정 취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하남교산과 인천계양의 경우 보상이 각각 32%, 44% 완료된 만큼 지금 신도시 지정을 취소하고 토지의 소유권을 처음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7월 예정인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다가오고 있어 정부가 취소 결정을 내리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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