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집값 잡았다는데..신고가 아파트 속출
이달 서울 아파트 실거래 10건 중 3건이 신고가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달 대비 3억원 이상 오른 값에 거래된 단지도 있다. 전셋값은 잡지 못했지만 매매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매매시장에 대해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면서도 "보합세 내지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불안한 전세시장과 달리 매매시장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집값 상승세는 정부의 판단과는 다르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10일까지 신고된 건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달 거래된 97건 가운데 35건이 신고가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총 거래건의 34%로 3건 중 1건 이상이 최고가에 팔린 것이다. 사실상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실거래가 15억원을 넘어서는 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금지하고 있지만 자산가들의 부동산 매매거래는 계속되고 있는 것.
2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들은 전달 거래보다 3억원 이상 오른 값에 팔렸다. 마포구 '한강밤섬자이' 168㎡B(이하 전용면적)은 지난 2일 23억원에 거래되며 동일면적 최고가를 썼다. 지난 10월 거래된 19억9000만원보다는 3억1000만원 이상 뛴 가격이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3단지' 116㎡도 5일 23억원에 팔렸다. 지난 6월까지 19억5500만원에 팔렸던 면적이다.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9억 초과 15억원 이하 거래에서도 신고가 기록이 연달아 나왔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서초포레스타6단지' 84㎡ 14억8500만원, 서초구 '화원그랑빌' 81㎡ 9억9000만원 등이 최고가에 거래됐다.
비강남권 중에서는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자리한 대장주 아파트들의 신고가 거래가 많았다. 동작구 '힐스테이트상도프레스티지' 84㎡ 13억7000만원, 영등포구 '신길센트럴아이파크' 84㎡B 13억5000만원, 동작구 '우성1차' 127㎡ 12억9000만원, 동작구 '상도브라운스톤' 84㎡C 12억1000만원,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3단지' 84㎡B 11억원, 동작구 '신동아리버파크' 84㎡ 10억4700만원, 성북구 '길음뉴타운9단지' 59㎡A 9억500만원 등이다.
민간통계인 KB부동산 주간주택시장동향을 보면 상황은 더욱 나쁘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6·17 대책 이후 매주 두달 간 꾸준히 0.4~0.6%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12일 0.22%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3주 간 0.31%, 0.30%, 0.33%으로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임대차법 시행으로 인한 전세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전세 신규 매물이 줄어들고 전세가격이 폭등하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사들이며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전월세 낀 매물은 조금씩 나오지만 호가가 낮지 않아 거래가 잘 안되는 편"이라면서도 "정상 입주 가능한 매물은 드물어 호가가 높아도 거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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