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진 조세저항 "1주택자·임대사업자 애먼 피해"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 강화, 임대사업자 규제 강화 정책에 발끈한 시민들은 ‘나라가 니꺼냐’ 등 키워드를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에 올리며 연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급기야 분노에 찬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27일 정부 당국과 세무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 △7.10 부동산 대책 △2020년 세법개정안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특정 키워드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단에 노출시키는 ‘실검 챌린지’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 거짓말 △조세저항 국민운동 △문재인 지지 철회 △나라가 니꺼냐 등이 상위 검색어에 올랐다. 지난 25일에는 다주택자, 법인, 임대사업자 등 1500명 시민(경찰 추산)이 서울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부동산 대책 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부동산 정책과 임대차3법 철회를 외쳤다.
경제전문가들은 ‘1주택자 세부담 강화’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실거주 1주택자는 집값이 올랐다고 소득이 늘어나는 게 아닌데 보유세를 더 걷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세법개정을 통해 1주택자 종부세율을 0.1~0.3%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1주택자가 집값을 올려달라고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1주택자는 양도세, 보유세를 대폭 낮춰야 한다. 정부가 이런 사람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장)도 “1주택자는 집값이 상승해도 가처분소득이 늘지 않는다”며 “종부세율을 급격하게 올리면 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역시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홍 교수는 “부동산 세제가 징벌적 과세가 됐다”며 “앞으로 일어날 주택 투기를 막겠다는 정책이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과거의 룰에 따라 다주택자가 된 이들을 범죄자처럼 취급해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정부가 납세자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생략했고 오히려 다주택자에게 마치 화를 내는 식으로 세율을 올렸다”며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더욱 강하게 징벌적 과세를 남용해 과세 정당성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없애고, 임대차3법을 통해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선 정책 일관성·예측가능성을 떨어트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세제 개편으로 애먼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주택자, 임대사업자가 부동산 정책의 ‘선의의 피해자’라는 평가다. 더불어 성실 납세자를 보호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우철 교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제 도입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임대사업자”라며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부동산 대책을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소급에 가까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주택자 역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안창남 교수는 “성실·불성실한 납세자를 구분하고 불성실 납세자에 패널티를 주는 구조로 가야 한다”며 “1주택자 같은 성실 납세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그런 정책이 없다. 1주택자한테 걷는 종부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중경 전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경제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근본 문제”라며 “세금은 형평성을 갖추고, 최소한으로 과세하는 기조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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