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불보듯.. 그린벨트 해제, '나쁜 공급책' 우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그린벨트 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서울시를 제치고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공급대책으로서의 시의성·실효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그린벨트 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서울시를 제치고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공급대책으로서의 시의성·실효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토지 보상부터 교통망 구축 등 그린벨트 해제 이후의 정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정부가 투기수요를 자극하는 ‘나쁜 공급책’을 내놨다는 오명을 쓸 가능성이 높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와 청와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그린벨트 해제 검토로 입장을 사실상 일원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시내 19개 자치구의 그린벨트 면적은 149.13㎢로 서울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문제는 서울시가 여전히 그린벨트 해제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마지막 보루로서 해제 없이 온전히 보전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확고하고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한다. 제도적으로는 서울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직권으로 그린벨트 해제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정부 정책 목표에 비춰볼 때 ‘좋은 공급책’은 아니다. 서울시 협조 없이는 그린벨트 해제지에 주택을 짓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단지 및 신도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계획만으로 실행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린벨트 해제 이후 아파트 등을 건설하기 위해선 그린벨트 땅 소유자들과의 갈등 해결, 토지 매입·보상 등의 절차를 서울시의 협조를 구해 마무리지어야 한다. 주택을 실제로 짓는데도 서울시의 건축 인허가권이 필요하다. 또 주변 도로를 건설하거나 지하철 노선을 신설하는 등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서울시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다.
정부 한 핵심 관계자는 “그린벨트 직권 해제 등을 통해 주택 공급 계획을 추진할 수는 있지만,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실행단계에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주택 공급 시기가 늦어지면 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책으로서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친청와대 혹은 여당 인사가 당선될 경우 사업에 추진력이 붙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내년 중순 이후에야 주택공급계획에 탄력이 붙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 물량이 풀리기까지는 수년이 걸려 실효성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그린벨트 해제는 단기 과열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시장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그린벨트 해제 후 토지 보상금이 시장에 풀리고, 이 자금이 그대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 투기수요로 변질돼 시장 과열을 일으킨다(국민일보 2019년 11월 13일자 1면 기사 참조). 수년 뒤 주택 분양 때는 ‘로또 청약’ 열기까지 더해져 과열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 정부가 설익은 공급대책을 마련하다 시장 과열을 알선한 장본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 1순위인 세곡·내곡동의 부동산 호가가 최근 수천만원 오르는 등 과열세가 포착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미래 세대를 버리고도 정책까지 실패한 정부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악 홍수에 中싼샤댐 수위 14m 남았다..해묵은 '붕괴설' 고개
- 지그재그 주행, 경찰 피해 도주..노우진 음주운전 블박영상
- '스윽, 자연스럽게' 생방송 중 앞니 빠진 앵커의 노련함
- "희한한 듣보잡 이론" 추미애 '금부분리' 비판한 오세훈
- "넌 영웅" 캡틴 이어 아이언맨도 칭찬한 6세 소년
- 박지원, 5년째 안 갚은 5000만원.. "사실상 불법자금?"
- "선배에게 감사는 못 할망정" 추미애·조수진 설전에 낀 손혜원
- 이재명 대선주자 시동?.. 국회의원 전원에 편지, 내용은
- 더크로스는 계속 노래한다, 그러니 Don't Cry [달라도 괜찮아]
- [포착] "집 있으면 범죄자냐" 부동산규제 뿔난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