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베이비 산악회…204m 애기봉에서 오구오구 ‘떡뻥’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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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가득한 산길에서 아기들의 옹알이 소리가 들린다.
아기들은 익숙한 듯 주위를 둘러보며 새소리에 손짓한다.
20분을 올라 애기봉에 도착하니 아기들이 캐리어에서 내려달라 아우성이다.
간단한 인증 사진 촬영이 끝난 뒤 애기봉 비석 옆에 쪼르르 앉은 아기들은 산바람을 맞으며 아기 간식 '떡뻥'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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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땐 아기들의 ‘애기봉’ 등정기
참가비 5천원씩 모아 나무 심기까지

초록빛 가득한 산길에서 아기들의 옹알이 소리가 들린다. 초여름 낮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작은 장난감과 치아 발육기, 물통 등이 달린 등산용 캐리어에 아기를 태운 엄마들이 나란히 산을 오르고 있다.
“여기, 미끄러워요. 조심하세요.”
가장 앞선 손서경씨가 뒤따라오는 일행을 위해 길 상태를 알려준다. 아기들은 익숙한 듯 주위를 둘러보며 새소리에 손짓한다. 산에서 내려오는 어르신을 향해 작은 손을 흔들자 “아이고, 예뻐라” 하며 함박웃음 인사가 돌아온다.
20분을 올라 애기봉에 도착하니 아기들이 캐리어에서 내려달라 아우성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들이 널따란 바위 위에 철퍼덕 앉아 자연스럽게 모래를 가지고 논다. 간단한 인증 사진 촬영이 끝난 뒤 애기봉 비석 옆에 쪼르르 앉은 아기들은 산바람을 맞으며 아기 간식 ‘떡뻥’을 즐긴다. 그 모습을 보는 엄마들은 또 한번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웃는다.

이들은 부모와 아기가 함께하는 등산모임 ‘베이비 하이킹 클럽’(베하클) 회원들이다. 지난해 9월 오언주씨가 시작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회원 수가 벌써 880명이다. 아기들까지 합하면 1500명이 넘는다.
“부모와 아기가 자연 속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베하클’은 일주일에 한번 정기모임을 비롯해 서울 둘레길 걷기, 공원 산책, 달리기 등 다양한 ‘번개 모임’을 회원들 스스로 운영한다. 등산용 캐리어가 아니어도 아기띠나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올라갈 수 있는 산길도 많다. 그동안 모임마다 참가비 5천원씩을 모아 나무 심기에 써달라며 환경재단에 기부했다. 지난해는 70그루를, 올해는 더 많은 나무를 기부할 예정이다.
아기와 함께하는 등산의 매력이 뭘까? “시간이 빨리 가요.” “애 낳고 떨어진 체력이 좀 올라와요.” “내가 좋은 엄마가 된 기분이에요.” “아기가 잠을 잘 자요.” ‘웃픈’ 대답부터 마음이 찡해지는 답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함께 산을 오를 뿐만 아니라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는다. 오씨는 “출산하고도 재밌게 지낼 수 있어요. 그게 제일 행복한 거잖아요. 아이들한테도 좋지만 엄마들한테 진짜 좋아요”라며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바랐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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