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 소급적용, 수도권 28만가구 영향..입주 대란 터지나
1일 네이버 카페 '6·17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에 따르면 이번 대책으로 전국 285개 단지, 28만 3048가구가 대출이 제한되면서 피해를 받고 있다. 규제지역으로 편입되거나, 규제 수준이 격상되면서 LTV이 낮아져 어렵게 구한 집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잔금대출은 규제지역의 LTV를 적용받되 중도금 대출을 받은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기존 비규제 지역일 때는 잔금대출 LTV가 70%가 가능했지만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LTV가 중도금 한도 내에서 분양가의 60% 또는 시세의 40%를 적용받으면서, 실제로 대출 가능한 금액이 크게 줄어들어든 것이다.
입주예정자들은 과거 대책에서는 이미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의 경우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잔금대출에 대해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면서 부당한 소급적용이라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청와대와 국토교통부의 고위공무원은 대부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고, 대부분 서울에 집을 가지고 있어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경실련이 지난해 12월 청와대 대통령 참모들의 부동산재산을 분석한 결과 다주택자가 37%였고, 아파트오피스텔 재산만 문재인 정부 이후 평균 3.2억 40% 상승했다. 상위 10명은 평균 10억 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민들은 서민들이 분양한 집에 입주할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 부족하다 보니 탁상행정을 일삼는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모임 카페의 한 가입자는 “입주 시 잔금만 치르는 게 아니라 취등록세도 내야하고, 중도금 이자 후불제인 경우 이자도 내야한다”면서 “이사 비용, 인테리어 비용을 다 합치면 수천만원이 드는데 그 자금을 모두 가지고 분양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실제 내년 초 안양에 분양가 6억원 아파트에 입주하는 A씨의 경우 정부 규제로 중도금 60%인 3억6000만원만 잔금 대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8억원대로 규제 이전에는 8억원의 60%인 4억8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통상 입주 시 취득세 1500만원, 중도금 이자 1600만원, 이사 및 인테리어 비용, 가구 구입비용 1000만 원 등 추가로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7000~8000만원 정도 비용이 부족한 상황이다.
안양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초 입주한 한 아파트의 경우 안양이 비규제지역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잔금대출이 시세 기준 60%까지 나왔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이번에 갑자기 이런 식으로 규제를 하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6·17 대책으로 피해가 발생한 30~40대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크다"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제한하는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했는데 (대책 발표) 전에 분양 계약을 마친 경우도 잔금 대출이 제한돼 소급적용이 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6·17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카페는 지난 24일 개설 후 5일 만에 가입자가 6300명을 넘겼다. 이들은 인천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등 향후 6·17 규제의 소급적용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카페 관계자는 "은행업감독규정에 나와 있는 대출취급가능금액은 실제 대출이 취급된 금액, 즉 ‘대출 받은 금액’이 아닌, 대출 취급 시점에서 담보가치를 기준으로 대출이 가능한 한도금액을 의미한다"면서 "‘중도금대출 받은 금액 범위 내에서 ‘잔금대출’ 가능하다는 금융위의 이야기는 어느 규정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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