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분양가상한제 유예 연장" 요구 늘자 정부 "고심 중"

이미연 2020. 3. 1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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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금지로 '둔촌주공' 강동구, 건설·주택 단체도 '유예 연장' 민원 내
둔촌주공 철거이후 모습 [사진 = 매경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건축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적지않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야하는 총회가 금지되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택업계의 요구가 늘면서 정부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려면 조합 총회 등을 거쳐 내달 말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야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총회를 사실상 금지하자 업계는 아예 제도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16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관련해 접수된 정비조합 등 업계와 구청 등의 민원, 자체 파악한 정비조합의 사업 진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번주 내 유예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작년 10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대해선 시행을 6개월간 미뤄주기로 했다.

이에 해당 단지들은 다음 달 28일까지 일반분양분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마쳐야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일정을 서둘러야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정부는 총회 등 일정을 미루도록 했다.

그러자 조합 등 업계는 천재지변 수준의 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이 지연됐고 당분간은 총회 등을 열면 감염 위험이 있다며 아예 제도 유예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조합은 물론 일부 구청들도 분양가상한제 시행 연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은평구와 동작구와 서초구, 강남구가 이런 입장을 낸데 이어 최근에는 강동구가 시행 연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강동구에는 일반분양 물량이 4786세대가 포함된 둔촌 주공 재건축 단지가 있다. 이 단지 물량만 3∼4월 서울 분양물량의 42%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단지는 일반분양가 관련 조합 측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입장 차이가 줄어들지 않아 4월 분양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예 후분양으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면 분양가를 다시 정하는 관리처분계획변경 인가 총회를 다시 열어야 하지만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

조합과 구청만 아니라 주택 관련 단체들도 민원을 접수했다. 최근 재건축 조합 모임인 미래도시시민연대가 유예기간 3개월 연장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냈고, 대한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주택 관련 단체들도 국토부에 유예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수렴된 모든 의견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면서 유예 연장 여부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주 중 접수된 의견과 그동안 파악한 조합 사업진행 상황 등을 모두 올려놓고 검토를 해볼 예정"이라며 "아무래도 코로나19 추이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위한 총회를 야외인 학교 운동장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다른 구청들도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조합들이 정부 시책을 따라 총회 일정을 연기했지만 결국 재산권 보호를 내세우며 총회를 강행하겠다고 하면 이를 물리적으로 막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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