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엔 콧방귀.. 부동산 시장 '레드카드' 꺼내드나

박세환 기자 2017. 7.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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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대책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 등 국지적 과열 시장을 잡으려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초강력 규제가 필요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수 있고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6·19대책을 내놓으며 지역별 '핀셋 규제'를 강조한 것도 일괄 규제가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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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고공행진 왜?

6·19대책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 등 국지적 과열 시장을 잡으려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초강력 규제가 필요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수 있고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솟는 서울 집값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다. 세종과 부산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한 지방은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6·19대책을 내놓으며 지역별 ‘핀셋 규제’를 강조한 것도 일괄 규제가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을 보는 정부의 시각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규제책이 수요 조절에만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투기 수요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상승 기조가 부동산 호황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등 특정 지역에 대한 공급을 늘리거나 유동자금을 분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시장 열기는 공급과 수요는 물론 미래 투자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기인한다. 지금은 추경 조기 집행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소비자의 기대를 낳으면서 투자심리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저금리 기조에 넘치는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한편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강남 재건축 단지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아파트값 상승의 원인이다.

그러나 11·3대책이나 6·19대책은 이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뒀다는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외에는 공급이 어려운데 이를 억제하면 자연히 가격이 오른다”며 “신규 분양을 규제하니 자연히 오피스텔 등으로 풍선효과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정부가 내놓을 규제 역시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부동산 과열 원인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다주택자의 투기 거래 탓이라 진단했고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서울의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정부는 청약제도 개선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보유세 인상이나 분양가 상한제 등 수요를 죄기 위한 보다 강한 정책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후속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은 참여정부 시절과 유사하게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심교언 교수는 “공급 대책 대신 수요 억제만 한다면 노무현정부 때처럼 강도 높은 대책에도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강남 재건축 시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의 규제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분산해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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