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무기력증에 행정공백 조짐..오늘 발표 조선 구조조정 맹탕 우려

김기찬.최준호.하남현.조현숙 2016. 10. 3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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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악화, 부동산은 과열황 총리, 매일 장관회의 열기로전문가 "공직사회가 중심 잡아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8일 긴급 현안점검회의를 열었다. 지방노동청장을 비롯한 전 간부를 급하게 소집했다. 이 장관은 회의에서 “예산 심의가 끝나는 11월 21일부터 법안 심의가 본격 진행된다”고 말했다. 노동개혁을 위한 4개 법안 심의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이 장관은 “의원들에게 ‘노동개혁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면 그 정권이 또 부담을 안게 된다’며 연내 처리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야당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여당마저 “현 시국을 수습하는 것이 더 급하다”며 뒷전으로 미루는 분위기여서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 사례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일정에 대한 심의와 결정이다. 항우연은 지난 5월 미래부에 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 일정을 엔진 등 기술적 문제로 10개월가량 연기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했다. 다음 절차는 최양희 미래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국가우주위원회가 심의를 해서 일정을 조정하는 거다. 하지만 미래부는 5개월 이상 결론을 미루고 있다.
행정 공백은 이미 현실이 됐다. 정권 말마다 반복되던 복지부동에 최순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관가는 집단 무기력증에 빠졌다.

정부는 31일부터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매일 주요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기로 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경제현안점검회의를 매주 개최할 예정이다. 이렇게 총리와 장관이 기강 잡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청와대 비서진 쇄신에 이어 현 내각의 교체도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곧 바뀔지 모를 총리와 장관의 ‘명’이 공직사회에 통할지는 의문이다. 31일과 다음달 3일 각각 발표 예정인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과 부동산 대책이 맹탕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벌써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내부 분위기는 참담 그 자체다. 경제부처 국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했는데 (청와대) 뒤에 있는 유령과 일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고 자조했다. 한 차관급 인사도 “(대통령이) 사심 없는 분인 줄 알았는데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소비부터 설비투자, 수출까지 주요 경제지표엔 빨간불이 들어왔다. 과열 경보음이 켜진 부동산 경기는 한국 경제에 부담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구조조정도 동력을 잃었다”며 “현 정부 상황에서 기업과 채권단이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공직사회에서 스스로 중심을 잡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정부는 국제신용평가사 등에 전자우편을 보내 ‘한국 경제 정책은 흔들림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며 “경제부처는 비상시국이라 생각하고 이런 대외적 노력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로운 정책은 내놓지 못하더라도 일상적인 경제 운용에 차질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찬·최준호·하남현 기자,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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