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청약 강화 유력..투기수요 억제책이 1순위

정순우,노승환 2016. 10. 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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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시장 폭풍전야 / 정부발표 임박…부동산대책 어떤 내용 ◆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구두 개입 이후 기존 주택 매매는 주춤한 반면 청약시장은 광풍을 이어가는 등 일관성 없는 시장 반응이 나오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어설픈 규제로는 풍선 효과나 규제 전 쏠림 현상만 부추길 수 있는 반면, 지나친 규제는 어렵게 살아난 시장을 다시 침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시장 충격은 최소화하면서 문제 있는 지역만 정밀 타격하는 '외과수술'식 규제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국토부에서는 청약, 재건축 등 일부 과열된 시장의 투기 수요를 잠재울 수 있는 수요억제책을 가장 비중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장치가 청약 전매제한 강화다. 현재 수도권 민간택지의 경우 청약 당첨 후 6개월간 전매가 제한되고 있다.

국지적 과열이 나타나고 있는 강남이나 일부 강북 지역에 한해 전매제한을 1년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청약 1순위 취득요건 강화도 도입 가능성이 높은 규제다. 과거에는 청약 1순위를 취득하기 위해 청약통장을 2년간 보유해야 했지만 지난해 2월 말부터 이 요건이 1년으로 줄었다. 1순위 취득요건 완화는 청약시장 광풍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전매제한 강화나 청약 1순위 취득요건 강화는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세력의 청약시장 진입 문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수요억제책은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당시 금융위원회에서 제안했지만 대책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재건축 과열을 막기 위한 대책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강력한 제도는 초과이익환수제인데, 내년 말이 지나면 적용 유예가 끝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재건축 단지 분양보증 심사 강화도 있다. 최근 HUG가 일부 단지의 분양가를 '인근 단지 대비 110% 이하'로 요구하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전체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건축을 틀어막기보다는 빨리 원활히 해결해서 주택이 공급되도록 하는 게 옳다"며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고 그 적용 단지를 점진적으로 넓혀 나가는 것이 재건축 고분양가를 규제할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민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조이기도 강화되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중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년부터 상호금융권이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대출 원리금은 처음부터 분할상환해서 받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는 최근 들끓는 여론을 의식한 듯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대책을 실시하겠다고 확정해 얘기한 적도 없는데 여론이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며 "대책의 발표 여부 및 발표 시기, 나아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반발했다.

[정순우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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