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움츠린 건설사 .. 강남 보금자리 땅도 안 산다
[중앙일보 황정일]
지난 5월 세종시 첫마을 2단계 분양 때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집 지을 땅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입지여건이 좋아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의 땅에도 시큰둥하다. 집을 지어도 팔 자신이 없고,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건설업체들에 분양한 충남 연기군 세종시 첫마을 13개 아파트용지 중 한 개만 주인을 찾았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땅들도 잘 나가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온 아파트용지 6개 필지 가운데 단 한 곳만 팔렸다. 미분양된 땅 중에는 서울 강남·서초지구 등 강남권 보금자리지구 땅도 3개 필지가 들어 있다.
세종시와 강남권 보금자리지구는 아파트 분양 성적이 좋은 곳들이다. LH가 5월 세종시 첫마을에서 분양한 2단계 아파트는 평균 5.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강남보금자리지구의 경우 본청약 일반공급 접수 첫날인 지난 25일 2737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평균 22.8대 1이었다. 같은 날 울트라건설이 서초 보금자리지구에서 분양한 단지도 청약 1순위에서 평균 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런 지역들에서도 업체들이 주택용지를 외면하는 것은 사업성에 자신이 없어서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은 "땅값이 비싸 수익을 내려면 공공이 짓는 보금자리주택보다 분양가를 올려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분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분양가를 높이면 분양률이 떨어지고 분양가를 낮추면 분양은 잘 돼도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말이다.
세종시의 경우 업체들은 앞서 나온 1·2단계 공공아파트 분양가보다 3.3㎡당 150만원 이상 높은 평균 850만원을 받아야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중견 건설업체 주택담당 임원은 "세종시 땅 매입을 검토하다 3.3㎡당 850만원으로는 분양 성공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여기다 보금자리지구 땅은 대부분 잘 팔리지 않는 전용면적 85㎡ 초과의 중대형이어서 업체들이 별 매력을 못 느낀다.
황정일 기자 < obidius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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