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된 'DTI 완화'왜?.. 8월까지 DTI 포함 재논의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주택거래활성화대책이 오는 8월께나 발표될 전망이다. 21일 열린 4개부처 장관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무너진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향후 면밀한 시장 검토를 통해 문제점에 맞는 최상의 조합을 찾겠다고 나섰다.
◇"DTI 규제 지속된다"=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1일 열린 주택거래활성화를 위한 관계부처 장관 회의 결과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점검해 적절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장관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과천정부청사에서 회의를 가졌다. 총 1시간30분여 시간이 걸리는 회의가 진행됐다. 각 부서에서 짜온 시장 진작책을 국토부가 종합해 각 장관의 테이블에 놓고 논의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특히 시장에서 계속적으로 요구했던 DTI 완화에서 이들은 각기 다른 의견을 보였다.
한만희 주택정책실장은 "어떤 식으로 누가 어떤 의견을 밝혔는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현 시장 상황이 문제가 있다는데는 공감했지만 어떤식으로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합의점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논의 테이블에서 몇가지 안건에 대해 4개 장관이 모두 합의했으나 최종적으로 합의한 정책들을 조합했을 때 실제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비할 것으로 결론냈다. 사실상 DTI를 완화하면서 부수적인 사항을 정리하는 것이 아닌 상태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DTI 완화 다시 논의된다"=다만 이 관계자는 "DTI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면밀한 시장 분석 후 다시 한번 DTI완화를 포함한 일련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도 "시장에 대한 더욱 신중하고 면밀한 판단을 통해 다시 한 번 심도깊은 논의를 하겠다"며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이 미치는 효과에 대해 심층적인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온책으로 마무리 된 4.23대책(미분양 해소와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될 전망이다.
정 장관은 "현재 기존 주택 소유자가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신규주택에 입주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연구할 방침"이라며 "좀 더 여러가지 방면에서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루 빨라진 정책 무산 왜?=하지만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시장에 대한 면밀한 시장 조사 및 분석, 대책 마련까지 끝냈을 4개 부처가 대책 발표를 8월까지 미룬 것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특히 이날 국토부는 갑작스런 관계장관회의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사전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심지어 정종환 장관이 브리핑을 한다는 것 마저도 추후 연락을 받은 상황이었다. 이에 3개 부처 장관이 미리 입을 맞춘 뒤 정 장관을 부른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정 장관은 기존 주택·토지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DTI 규제 비율을 5~10%P 가량 상향 조정해 시장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아줘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다른 부처는 DTI 비율을 상향조정하면 가계부채만 늘어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결국 절충안으로 연기 결정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이 DTI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접근하기로 했다는 말을 하면서 재보선 부담까지 안겨져 결정이 힘들 것던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당초 하루 뒤인 22일 대통령 참가 하에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결정하려고 했던 것이 대통령이 빠진 채 관계장관 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사실, 대통령 자신도 3개 부터 장관과 의견을 함께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주 물량이 대거 기다리고 있는 만큼 후속책 마련에 절치부심할 계획"이라며 "거래는 늘리면서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는 수준의 정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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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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