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완화 놓고 정부-국회 충돌조짐

정부 "금융 건전성 저해우려"국회 "거래활성화 위해 필요"

정부는 이달 내 부동산 대책을 내놓키로 하고 부처 간 막바지 조율 중이다.

정부는 지난 4ㆍ23 대책을 대폭 보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거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며, 4ㆍ23 대책을 실효성 있게 보완하는 수준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가 포함될지 여부. 문제는 당청간 온도차가 크다는 점.

재정부측은 "DTI 규제는 기본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건전성을 위한 제도여서 부동산 침체의 주 요인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이번 대책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16일 조찬 강연에서 "DTI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제도적인 것을 과감하게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며 종전의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DTI 규제는 근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완화 정도를 염두하면서 마지막 카드로 남겨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번 대책은 4ㆍ23 대책을 보완해 '기존 주택' 범위를 확대하고 대출자 자격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4·23 대책은 기존 주택(6억원 이하이고 85㎡ 이하)이 팔리지 않아 신규 주택에 입주를 못하는 사람의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DTI 한도 초과 대출을 허용해준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주택의 범위 등 대출기준이 지나치게 좁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아파트로 입주하지 못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기존 집을 관리처분신탁에 맡기고 수익금증서를 받아 이를 근거로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세제 부문은 올해 말로 시한이 끝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를 2년 정도 연장해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취득·등록세나 양도세 인하 등은 대책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업체가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진원지로 꼽는 '보금자리주택 확대'는 시기를 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계속 늘려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서민대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측의 발언은 나날이 강도를 더한다.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 의장은 "최경환 지경부 장관이 금기시됐던 DTI, 금융제재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으니 행정부 내에서도 서서히 공론화될 거라 생각한다. 국토부에서 획기적인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DTI를 완화하란 말에 다름 아니다.

김형곤 기자/kimh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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