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끝나자 영포게이트..바람잘날 없는 총리실
[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정치권, 정운찬 총리·박영준·조원동 차장 집중공격…총리실 압수수색도 불가피]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의 국무총리실 소회의실에서 고성이 오갔다. 전날 발표된 국무총리실 차원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조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7명이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항의하러 온 자리였다.
오전 11시께 의원들이 총리실을 찾았을 때 정 총리는 자리에 없었다. 박선숙 의원은 '정 총리가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에게 주례보고를 한 뒤 바로 다른 오찬 장소로 이동했다'는 조원동 총리실 사무차장의 말에 "당장 불편한 꼴을 모면하려고 도망간 꼴이 되지 않도록 하라"며 몰아붙였다.
이에 조원동 차장이 "말씀이 지나치다"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박 의원의 옆에 있던 백원우 의원이 조 차장의 발언 태도를 문제삼으며 "국회의원이 그냥 된줄 아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는 금세 험악해졌다.
결국 연락을 받은 정 총리가 오찬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황급히 달려와 정오께 의원들을 만났다. 정 총리는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든지 국민을 속이려 한다든지 하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잇따른 의원들의 공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의 상처를 채 추스를 겨를도 없이 터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때문에 총리실이 또다시 폭풍에 휩싸였다.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직위해제된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외에 '영포목우회'(영일 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와 관련해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정치권의 십자 포화를 받고 있다.
여기에 '부실조사' 논란으로 조원동 사무차장과 정운찬 국무총리가 국회의원들의 추궁을 받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정 총리로서는 본인의 거취보다는 사태 수습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러나 총리실이 당할 수모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오는 28일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야당 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공세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검찰의 수사 전개 상황에 따라 국무총리실이 수사기관에 의해 압수수색을 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검찰은 이인규 지원관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상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지원관의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기 위해 민간인 사찰이 진행될 당시 지휘라인에 있었던 권태신 국무총리실장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부서가 해체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의혹의 중심인 공직윤리지원관실까지 대대적인 수술이 예고돼 있어 직원들의 사기도 극도로 저하된 모습이다. 한 소속 공무원은 "정치적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할 뿐"이라고 원론적인 말을 했지만 활기를 잃은 모습이 역력했다.
또 한 야당 인사는 "세종시 수정안이나 민간인 사찰 모두 정권 차원에서 추진했던 일을 국무총리실이 뒤집어쓴 것"이라며 총리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측은함을 드러내기도 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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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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