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놓고 鄭총리-靑참모진 힘겨루기

양영권 기자 2010. 6. 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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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정운찬 국무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건의하려 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와 인적쇄신 당사자인 청와대 참모진의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됨에 따라 인적쇄신 요구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0일 복수의 언론에 정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청와대 참모진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려 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정 총리는 청와대 주례보고 직후 통상 갖는 이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이같은 뜻을 밝히려 했지만 지난 9일에는 '독대'가 이뤄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이같은 언론 보도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해명이 시원치 않다. 총리실은 보도자료에서 '오늘 일부 언론의 국무총리 의중과 관련된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의 주체는 명시하지 않았다. 자료를 배포한 공보기획비서관실 관계자는 "(보도자료에 나온 해명 발언이) 정 총리의 발언은 아니다"라고만 밝혔다.

당사자인 정 총리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듣기 위해 국회를 찾은 자리에서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에 대한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정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청와대 인적쇄신을 강하게 요구할 계획을 세운 것은 '퇴진'의 명분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의의 거취 문제는 지난 3일 이 대통령이 정 총리의 사의를 반려함으로써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야당뿐 아니라 여당, 조력자들 사이에서도 정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4일 "세종시 수정안을 들고 나왔던 총리 이하 중요한 사람들은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운찬 전 총리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7일 "(정 총리의 거취는) 본인 스스로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며 사퇴를 종용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총리는 잇따르는 사퇴 요구에 '자리에 연연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인적쇄신을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명예롭게 퇴진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정 총리가 '인적쇄신'을 건의하겠다고 결심을 굳힌 데는 여당 내 개혁성향 의원들의 움직임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개혁성향의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지난 8일 국정 쇄신을 위해 청와대 참모진을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들이 정 총리와 이 대통령의 독대를 막았다는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청와대 인적 쇄신 요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 총리의 독대가 불발된) 이런 것만 봐도 왜 인적쇄신이 필요한지 자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본21 소속의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 측근들은 대통령의 인기가 좀 높으니까 보이는게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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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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