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뷰] 광역급행철도 시대 열린다
<앵커>부동산 시장의 주요 이슈와 관심사를 취재 기자를 통해 들어보는 <부동산 뷰> 시간입니다.오늘은 국내에서도 추진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에 대해 알아 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이지은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먼저 경기도에서 지금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간단히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수도권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의 지하철과 다르게 만들겠다는 게 바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입니다.
경기도는 이 GTX를 평균 시속 100㎞, 최고 200㎞로 달리게 할 계획입니다.
지하 40∼50m 아래에서 말입니다.
설명드리겠지만 현재 가장 빠른 파리의 광역급행철도 RER만큼 빠르게, 또 러시아 대심도 철도처럼 깊게 달리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제안한 GTX 노선은 모두 3개로 고양 킨텍스에서 동탄 신도시, 의정부에서 군포 금정, 청량리에서 인천 간 구간이 있습니다.
국토해양부도 이에 대해 지난 달 타당성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GTX가 실현될 경우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경기도 측은 수도권 일대에 교통 혁명을 가져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문수 경기도지사"GTX는 획기적인 교통 혁명과 더불어 수도권 공간 배치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일괄 3개 노선을 동시에 건설을 해야만 공간 계획도 효과적이고 철도 운영 시스템도 통일할 수 있다."
<앵커>외국에서는 이미 광역급행철도가 운행되고 있다죠.미리 살펴보고 오셨던데 먼저 프랑스 파리의 상황은 어떻던가요?
<기자>아시다시피 파리는 세계 4대 인구 밀집 지역 중 하나죠.
신도시를 막 짓기 시작한 우리나라처럼 파리는 이미 1965년부터 파리를 중심으로 신도시를 묶은 일드 프랑스를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 일드 프랑스에서 파리시를 오가는 통행량이 하루 404만 번 정도로 어마어마하다는 겁니다.
해결책으로 제시된 게 기존의 파리 메트로와 다른 광역급행철도 에르에르, 즉 RER입니다.
<인터뷰> 프랑스와 마자르 / RER A선 담당자"RER이 건설되면서 교통난이 해소됐다. 파리를 포함해 일드 프랑스, 특히 동쪽과 서쪽으로 이동하는데 전체적으로 주민의 30% 정도가 RER를 이용한다."
실제로 가보니 이 RER 5개 노선이 일드 프랑스의 거점들을 2.3km마다 이어주고 있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RER이 파리 메트로 14개 노선뿐만 아니라 지상의 대중 교통과도 상당히 잘 연계돼 있다는 것인데요.
여기에는 STiF라 불리는 프랑스 수도권 교통연합이 역할이 컸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 종합교통정책 기구로 어느 교통 수단이든 철도로 통하는 교통체계를 구축해 왔다 합니다.
<앵커>한 마디로 이 파리 광역급행철도 RER이 파리 도심과 외곽을 유기적으로 잘 이어주고 있다는 말씀인데, RER의 실제 모습이 궁금합니다.특징에 대해 말씀 좀 해주시죠.
<기자>RER이 지어진 지 벌써 40년이 되다보니 낡긴 했는데 중요한 건 무척 빨랐습니다.
평균 시속 53km, 빠르게는 시속 71km로 달린다고 합니다.
실감이 안 가실 텐데, 외곽으로 30km 떨어진 마르네 라 발레 역에서 도심에 있는 오베르 역까지 35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제가 가는 길에 만난 한 승객도 종점인 마르네 라 발레 부근에 사는 분이었는데요.
RER 덕에 신도시에 살아도 파리 시내에 사는 것 같다며 만족해 했습니다.
<인터뷰> 미셸 (60) / RER 승객"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빠르고 편해서 RER를 주로 탄다.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 사는데 RER로는 20분이면 된다."
RER은 기존 파리 메트로보다도 3배나 빠릅니다.
비결은 정거장 수를 최대한 줄였다는 것인데요.
제가 탄 RER A선의 정거장은 7개에 불과했는데, 똑같이 파리를 동서로 잇는 파리 메트로 1호선은 24개나 됐으니 이해 가시죠.
<앵커>네. 국내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추진하면서 파리 RER 못지않게 또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바로 러시아의 대심도 철도인데요.땅 속 깊은 곳에 있다 하던데 어떤가요?
<기자>러시아에서는 철도가 유난히 땅속 깊은 곳에서 달려서 대심도 철도라고 하죠.
스탈린의 지시로 핵 전쟁에 대비해 건설됐다고 하는데, 깊숙이 있는 것도 그렇고 지하철 곳곳에 있는 웅장한 사회주의 작품들이 그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대심도에서 운행되는 건 아무래도 이 곳에 늪지대가 많다보니 암반이 약한 이유가 크다고 합니다.
제가 실제로 돌아본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은 모두 지하 50미터 아래에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도 가장 깊다는 파르크파베디 역의 경우 무려 84m 내려가야 승강장이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탔더니, 아찔할 만큼 가파른 경사를 끝없이 내려가더라구요.
알고 보니 길이만 126m라는데 승강장에 다다르는 데만 3분 걸렸습니다.
이렇게 지하 깊은데 있으면 승객들이 불편해 할 법도 한데, 놀랍게도 대체로 익숙한 모습이었습니다.
<앵커>우리나라에서도 러시아의 대심도 철도처럼 깊은 데 수도권 급행광역철도를 만들 계획이던데요.먼저 만들어진 러시아의 경우를 보면 안전이나 환기에는 별 문제가 없던가요?
<기자>저도 그런 점을 눈 여겨 봤는데 가파른 에스컬레이터에는 안전요원이나 경찰관이 항상 배치돼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 시스템뿐 아니라 화재에도 일찌감치 대비했습니다.
승강장에는 2005년부터 도입됐다는 레이저 화재 감지 시스템도 찾아볼 수 있었구요.
또 역과 역 사이 터널 250m마다 대피 공간이, 방독면과 소화기 등이 있는 별도의 방도 따로 있었습니다.
<인터뷰> 루젠코 제니스 블라지미로비치 / 상트페테르부르크 메트로 부사장"이 곳은 강과 운하가 많아 위험이 있는데 대심도로 건설해서 오히려 물이 안 들어오고 방수 처리를 따로 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화재나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발생하더라도 (구조 시스템으로)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한다."
그렇게 깊은 곳에 있는데도 공기는 비교적 쾌적했습니다.
환기 구조가 탁월한 모스크바 지하철만 보더라도 주환기구가 460개에 달했습니다.
바깥 공기를 빨아들이는 흡입구가 노선 12개마다 있었구요.
또 노선마다 수직터널이 뚫려 있어 30초마다 운행되는 열차를 통해 자연스럽게 맑은 공기는 들어오고 탁한 공기는 나가는 구조였습니다.
<앵커>외국의 선행 사례를 보다 보니 우리나라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더라도 문제가 만만찮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안전하게 짓는 데 기술적으로 무리가 없다지만 깊어질 경우 편의성이 관건입니다.
GTX가 성공하기 위해선 설계에서부터 승강장까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환승을 편리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롭게 들어설 GTX 역세권은 대중교통체계와 입체적으로 잘 연계될 필요도 있구요.
경제성도 여전히 숙제입니다.
러시아나 프랑스처럼 수도권 광역교통행정체계가 없는 한, 비용이나 재원 문제도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3개 노선을 일괄개통하겠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남겨진 숙제가 많은 만큼 가능성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지금까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