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몰래 뒷거래 왜 했어?…"중국전도 신태용식 전술 쓰자" 인도네시아, 새 감독에 충격 조언

조용운 기자 2025. 3. 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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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을 해고하고 네덜란드 출신의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데려왔다. 대표팀 내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이 중용되면서 소통에 용이한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 코치와 기술고문 등도 모두 네덜란드 출신으로 채웠다. ⓒ 볼라넷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아직은 선수들이 예전 전술에 익숙할 것이다."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감독의 첫 승리에도 인도네시아 축구전문가가 신태용식 접근을 요청해 눈길을 끈다.

인도네시아 매체 '볼라넷'은 자국 전문가 유수프 쿠르니아완의 인터뷰를 인용해 클루이베르트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6월 A매치에서도 신태용 전 감독의 전술을 재사용하길 바랐다.

인도네시아는 3월 치른 두 차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C조 일정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클루이베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치른 호주전에서 1-5로 크게 패하면서 탄식을 내뱉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 진출 티켓이 걸린 3차예선 반환점을 상위권으로 마치자 뜬금없이 사령탑 교체를 택했다. 신태용 감독과 계약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대표팀 내 네덜란드계 혼혈 귀화 선수들이 늘어나자 아예 네덜란드 출신인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데려왔다.

이 과정에서 신태용 감독도 경질 사실을 알지 못했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은 신태용 감독과 먼저 대화를 나누기 전에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만나고, 그의 사단 채용을 약속했다. 토히르 회장은 신태용 감독 경질을 밝힌 뒤 고작 닷새 만에 새 지도자가 올 것이라고 밝혀 신태용 감독과 관계를 정리하기도 전에 뒤에서 몰래 면접을 봤다는 걸 인정했다.

▲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선수들이 아직 제 축구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악화한 여론 불식에 나섰다. 바레인전 승리가 절실했던 이유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14분 톰 아예의 프리킥을 시작으로 파상 공세에 나섰고 24분 호주전에서 만회골을 넣었던 올레 타르 로메니가 마르셀리노 퍼디난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 오른쪽을 넘기는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렇게 데려온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데뷔전에서 실망감을 안겼다. 네덜란드 출신의 코칭스태프를 앞세워 슈퍼팀이라고 자부했지만 아시아 정상의 호주의 전력을 간과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실도 모르고 공격적으로 임했다가 호주에 5실점으로 크게 졌다.

결과에 실망한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신태용의 이름을 연호했다. 원정 응원을 마다하지 않는 열성팬들은 신태용을 잊지 못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클루이베르트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해시태그가 판을 쳤다.

신태용 감독은 내쳐지고도 자카르타에서 야외 응원에 동참했다. 인도네시아를 향한 진정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실점이 많아지자 머리를 감싸쥐고 굳은 표정을 보여주며 답답해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는 클루이베르트 감독과 빠르게 승리를 맛봤다. 이어진 바레인과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승점 9점을 만든 인도네시아는 일단 4위를 이어갔다. 바레인(6점)은 5위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앞서 중국(6점)이 2위 호주(13점)에 0-2로 패하면서 골득실에서 밀려(바레인 -8, 중국 -13) 꼴찌다.

인도네시아는 이제 6월 중국과 맞대결을 응시하고 있다. 중국을 잡으면 4차예선에 나설 수 있는 4위권을 수성한다. 만약 패하면 최종전이 부담스럽다. 마지막 상대가 아시아 최강 일본이기에 중국전에서 결정을 지어야 한다.

▲ 선제골을 지킨 인도네시아는 후반 13분 이반 제너를 투입하며 허리 싸움을 강화했다. 바레인이 장신의 모하메드 알 로마이히를 투입하며 높이 싸움을 펼쳤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두 차례나 만들었던 인도네시아다. 21분 마르셀리노가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 퍼디난의 패스를 받아 슈팅했지만, 골대 위로 지나갔다.

그러자 다시 신태용 감독을 찾는다. 현지 전문가는 "중국전까지는 그동안 해왔던 리듬과 선수 구성을 유지해야 한다. 또 실험을 하고 싶은가. 호주, 바레인전에서 봤듯이 우리에게 더 유리한 접근 방식이 분명히 있다"라고 클루이베르트 감독에게 힌트를 줬다.

전문가는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호주전에서 오픈 게임을 펼쳤다가 실패했다. 사실 우리가 공격적으로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걸 현실과 타협했어야 한다"며 "바레인전은 수비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고, 승리로 이어졌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현실적으로 보자.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막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신태용 감독의 유산인 셈이다. 그래서 오래된 전력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라고 실리를 챙겼던 신태용 감독의 접근을 요청했다.

볼라넷도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전략 아래 C조에서 좋은 순위를 차지해 왔다"며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자존심을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현재 가진 선수들에게 적응해야 한다"고 신태용식 전술 활용을 당부했다.

▲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지만,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더 길어졌다. 인도네시아는 최대한 볼을 측면으로 가져가며 시간을 끌었다. 클루이베르트는 심판진을 향해 시계를 가리키며 끝내라는 행동을 했고 8분이 지나가서야 종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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