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변산반도에서 바다 쪽으로 가장 많이 돌출된 지역이어서 강한 파랑의 영향으로 바닷물에 의해 침식된 해안에 절벽, 단구와 동굴이 잘 발달했다.
▲ 부안 채석강 바다의 거친 파도 ⓒ 이완우
지난 23일에 썰물로 바닷물이 해안에서 후퇴한 물때를 맞추어 격포해수욕장에서 격포항까지의 채석강 지질공원을 탐방했다.
이날 탐방 목표는 해안을 따라 형성된 단구, 절벽, 동굴의 지형과 층리, 습곡 등 퇴적암의 형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 해식 절벽 아래 넓게 펼쳐진 해안 단구
ⓒ 이완우
해안 단구는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바위들이 깎여 평탄해져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곳곳 바위 웅덩이에 썰물이 남기고 간 바닷물이 고여 있고, 그 작은 웅덩이에 바닷말이나 작은 조개 따개비 등이 모여 있었다.
썰물로 멀리 빠져나간 바다가 거친 파도로 채석강의 해안 단구로 밀려 왔다가, 쓸려 나가기를 반복한다. 태풍 때에는 거친 바람과 파도가 이곳에 들이닥칠 때 얼마나 침식 작용이 역동적일지를 상상해 보았다.
▲ 부안 채석강 해식 절벽 화산 쇄설물 퇴적암 층리
ⓒ 이완우
이곳 채석강 지역은 선캄브리아기(약 18억년 전)의 화강편마암이나 중생대 쥐라기(약 1억 6천만년 전) 화강암이 기반암이다. 그 기반암 위에 중생대 백악기 7천만 년 전의 화산 쇄설성 퇴적암이 겹겹이 쌓여 다양한 퇴적층을 형성하였다.
채석강 지역은 중생대 백악기의 대규모 주향 이동으로 발생한 단층 작용으로 남서-북동 방향으로 한반도를 관통하여 형성된 옥천대에 속한다. 옥천대를 따라 길고 좁으며 깊은 호수가 여러 곳에 생겼다.
진안 마이산 퇴적암은 이 옥천대의 호수에 강물에 의해 운반된 진흙, 모래와 자갈이 퇴적된 수성 퇴적암층이다. 부안 채석강 퇴적암은 호수에 인근의 화산 지대에서 분출된 화산 쇄설물이 낙하하여 퇴적된 화성 퇴적암층이다. 진안 마이산과 부안 채석강이 그 퇴적암의 생성 과정이 서로 다르다.
돌이 점토처럼... 얼마나 오랜 시간 여기 있었을까
▲ 부안 채석강 해식 절벽의 습곡 구조
ⓒ 이완우
▲ 부안 채석강 해식 절벽의 습곡 구조
ⓒ 이완우
암석은 지하 깊은 곳에서 오랜 세월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으면 서서히 점토처럼 변한다. 그 물러진 암석층이 가로로 압력을 받으면 위아래로 휘게 되어 습곡이 형성된다.
부안 채석강의 해안 절벽에서 화산 쇄설물의 퇴적암이 엿가락처럼 휘어진 습곡 구조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부안 채석강 높은 해식 절벽, 다양한 화산 쇄설물의 퇴적암층
ⓒ 이완우
격포 채석강의 퇴적암 형성 시기에 부안의 서해안은 화산과 지진 활동이 왕성하였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공룡들도 무리 지어 생존하던 때였다.
▲ 부안 채석강 해식 절벽 거친 화산 쇄설물 퇴적층 , 장기간 활발한 화산 활동의 증거
ⓒ 이완우
높은 해안 절벽의 다양한 화산 쇄설물 퇴적암층에서 오랜 시기 동안 활발한 화산 활동이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 부안 채석강 해식 동굴 앞
ⓒ 이완우
해안 절벽에서 수직 절리가 약해진 곳에 파도에 의해 침식이 진행되면 해안 동굴이 발달한다.
해안 절벽에 형성된 해안 동굴을 채석강 지역에서 여러 곳 확인할 수 있다. 상당히 높고 깊이가 10m가 넘는 큰 해안 동굴을 발견하였다. 이 동굴의 깊고 좁은 내부로 들어가서 웅크리고 앉아서 바깥을 바라보니 너무 환상적이었다.
▲ 부안 채석강 해식 동굴 깊고 좁은 내부에서 바깥 방향 인생 사진
ⓒ 이완우
해안 동굴 안은 어두운데 동굴 틈 좁은 공간 밖으로 보이는 바윗돌, 해안 단구, 바다, 구름, 하늘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곳에서 찍은 동굴의 짙은 색채를 배경으로 선명하게 나타난 동굴 밖의 좁고 긴 풍경은 인생 사진이 확실했다. 밖에서 본 해안 동굴 모양과 해안 동굴 안에서 밖을 본 동굴 모양이 좌우 역대칭으로 흥미로웠다.
격포 채석강 지질 공원을 여행할 때는 썰물 때의 물때를 잘 맞춰 안전하게 해안 단구에 들어서야 하고,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 이전에 오른쪽의 격포항이나 왼쪽의 격포해수욕장으로 안전하게 나와야 한다.
격포해수욕장에서 채석강 지질 공원을 탐방하고 격포항 방파제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항구로 향하는 방파제 위에서도 가까운 해안 절벽 아래에 형성된 여러 곳의 해안 동굴을 볼 수 있었다.
채석강 지질 공원을 탐방한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는데, 수천 만 년의 지질 시대로 여행 갔다가 현재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격포항구에 수십 척의 선박이 정박해 있었다. 바다에서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고 쓸려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