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 소속팀 맞바꾼 두 외인, 대결 결과 어땠나…전투는 카디네스·전쟁은 후라도 勝 [MD대구]

대구=김경현 기자 2025. 3. 2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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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 카디네스(좌)와 아리엘 후라도(우)./키움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키움 히어로즈 루벤 카디네스와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운명적인 맞대결을 펼쳤다.

카디네스와 후라도는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개막전에 각각 4번 타자 겸 우익수,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모든 야구팬의 시선이 쏠렸다. 카디네스는 삼성에 입단해 허리 부상을 당했고, 산책 수비와 태업 논란을 겪으며 팀을 떠났다. 키움은 카디네스에게 가능성을 보고 영입을 타진했다. 삼성 시절 등록명 '카데나스'를 카디네스로 변경했고,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후라도는 2년 동안 키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해 키움은 공격력에서 아쉬움을 느꼈고, 2인 외국인 타자 체제를 택했다. 그러면서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모두 작별했다. 후라도는 삼성, 헤이수스는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루벤 카디네스./키움 히어로즈

카디네스 입장에서 더욱 신경이 쓰일 수 있다. 경기 전 카디네스는 구단을 통해 "그냥 개막전일 뿐이고, 어느 구장이든 다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그래도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는 건 늘 설레는 일이다. 지금 몸 상태는 좋다. 다시 KBO에서 뛸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 시즌 내내 내가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 팬들께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 키움 팬들 앞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팬들의 응원은 우리 선수들에게 진짜 큰 힘이 된다. 이기든 지든 한 시즌 내내 팬들의 함성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첫 번째 맞대결은 카디네스의 승리였다. 1회초 1사 1, 2루에서 카디네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후라도가 던진 초구와 2구는 모두 볼이 됐고, 3구와 4구는 카디네스가 파울로 걷어냈다. 5구 커브가 존을 벗어나며 풀카운트. 6구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렸고, 카디네스가 3루수 김영웅 옆을 꿰뚫는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후라도는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 번째 대결 역시 카디네스가 기세를 이어갔다.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카디네스는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다만 후라도는 최주환을 삼진, 김태진을 3-6-3 병살타로 정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6회초 마지막 맞대결은 후라도가 웃었다. 후라도는 빠르게 1-2 카운트를 만들었고, 145km/h 바깥쪽 낮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뽑았다.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

맞대결은 3타수 2안타로 카디네스가 승리했다. 그러나 경기는 후라도가 압도했다. 후라도는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공 5탈삼진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구속은 최고 148km/h까지 나왔다. 총 90구를 구사해 포심 패스트볼 33구, 체인지업 18구, 투심 패스트볼 16구, 슬라이더 14구, 커브 8구, 커터 1구를 던졌다.

후라도는 1회와 2회 각각 1점을 내줬을 뿐,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피홈런 포함 5피안타가 초반 2이닝에 집중됐다. 남은 4회는 산발 3피안타로 막은 것. 경기 역시 삼성이 13-5로 완승을 거뒀다.

카디네스는 후라도에게 뽑은 2안타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

경기 종료 후 후라도는 "원하는 대로 첫 경기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초반에 살짝 제구가 잘되지 않았지만 금세 리듬을 곧 되찾아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상대 팀이 어느 팀이 되던지간에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팀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맞대결 결과는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다. 전투는 카디네스가 승리했다. 하지만 조금 더 거시적인 '전쟁'에선 후라도가 이겼다. 양 선수의 다음 맞대결 결과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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