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불’ 턱밑까지 번졌는데도…남원시, 유럽 출장 강행 논란
최경식 시장, 출국 여부 저울질하다 뒤늦게 취소
구례·하동 등 인근 지자체는 행사 취소·연기

8일째 이어지는 경남 산청과 하동 산불이,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 국립공원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 남원시가 오는 29일 예정된 유럽 출장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경남(하동·함양·산청), 전남(구례), 전북(남원)에 걸쳐 있다. 산불 현장 일대에서 천왕봉까진 직선거리로 4.5㎞, 남원 구룡계곡까진 29.1㎞, 구례 피아골까진 18.5㎞ 정도다.
남원시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방문한다고 28일 밝혔다. 해외 스마트팜 동향 및 첨단온실 현황을 파악한다는 취지다.
이번 해외 출장에는 최경식 남원시장을 비롯해 스마트농생명과 직원과 시의원 등 총 12명이 동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애초 함께 가기로 한 남원시의원 등 4명은 대형 산불이 확산하자 가지 않기로 했다.
최 시장은 산불 상황을 지켜보며 출국 여부를 고심했지만, 산불 확산 우려 속에 해외 출장 추진으로 논란이 일자 결국 출발 하루 전 취소하기로 했다.
그는 “재난 사령탑으로서 산불이 번지는 데도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산불 진화를 위해 관내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꽃시장을 찾고, 시설원예 관련 기업과 시청, 농장, 대학 등을 둘러보며 문화체험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근 지자체에서 대형 산불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임에도 출장을 강행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구례군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대형산불이 확산하면서 구례 300리 벚꽃축제 개막식과 노래자랑, 라이딩, 농악공연을 취소했다. 산불이 번진 경남 하동군과 소속 진화대원이 숨진 창녕군은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했고, 봉화군과 통영시, 남해군 등도 예정된 지역 봄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산청·하동은 이날 오전 현재 산불이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져 산불 영향구역이 1770㏊로 늘었다. 화선은 약 70㎞에 남은 길이는 10㎞다.
경남 하동쪽 산불은 진화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천왕봉 등 지리산공원은 화재가 진행 중이다. 지리산 산불은 시천면 구곡산 능선을 따라 천왕봉으로 4.5㎞까지 접근 중이다. 전북도는 지리산 서편에 위치한 남원시 운봉읍과 산내면 등으로 확산을 대비해 비상체계에 돌입했다. 남원시도 소속 진화대가 대기 중인 상태다.
남원시 관계자는 “이번 출장은 이전부터 계획됐던 스마트팜 등 남원시 정책 추진을 위해 준비된 일정“이라며 ”해외 선진지역 벤치마킹에 담당 공무원 6명은 계획대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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