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김혜성은 양반이네… 日 1320억 타자 마이너리그행이라니, 앞으로가 더 골치 아프다

김태우 기자 2025. 3. 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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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총액 9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자지만 올해는 개인 및 팀 사정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요시다 마사타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매년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이지만, 그렇다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돈을 허투루 쓰는 건 아니다. 다 필요하다는 판단 속에 지출을 한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한 선수들은 나름대로 팀에서 활용 방안이 확고하다는 의미도 된다.

김혜성(26·LA 다저스)의 마이너리그행이 아쉬운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김혜성 영입 후 다저스는 팀의 주전 2루수인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하며 자리를 열어주는 듯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을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 메이저리그 수준의 투구를 잘 칠 수 있도록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했고, 결국 그 적응의 시간을 주기 위해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에서 하도록 했다.

그런데 김혜성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교타자인 요시다 마사타카(32·보스턴)가 그 비운의 주인공이다. 27일(한국시간) 보스턴이 발표한 개막 26인 로스터에 요시다의 이름은 없었다. 요시다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320억 원)에 계약한 선수다. 보통 이런 선수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잘 없어서 더 화제였다.

당장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이유는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요시다는 시범경기 11경기에서 타율 0.286,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은 성적이었다. 다만 지난해 시즌 뒤 어깨 수술을 받은 여파가 있었다. 지명타자로 뛴다면 메이저리그에 남아 경기에 나가면서 재활을 마무리해도 되지만 오프시즌 하나의 변수가 있었다. 바로 알렉스 브레그먼의 영입이다.

▲ 지난 2년간 팀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요시다는 알렉스 브레그먼 영입의 유탄을 그대로 맞았다

리그 정상급 3루수로 뽑히는 브레그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좀처럼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제안 받지 못했다. 근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결국 보스턴과 3년 총액 1억2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새 둥지를 찾았다. 그런데 이 유탄을 요시다가 맞았다. 팀 내 포지션 정리 때문이다.

원래 보스턴의 주전 3루수는 역시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는 올스타 라파엘 데버스다. 데버스와 브레그먼의 포지션이 겹친다. 브레그먼이 2루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보스턴은 설득 끝에 데버스를 지명타자로 활용하기로 했다. 브레그먼의 수비력이 데버스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는 3루수다”를 고집하는 듯 했던 데버스도 구단의 방침을 이해하고 포지션 변경을 받아들였다.

외야 수비력이 떨어져 주로 지명타자로 뛰던 요시다의 자리가 사라졌다. 공격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데버스가 요시다보다 낫다. 이에 요시다는 올해 외야수로 뛰어야 한다. 요시다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좌익수로 나가는 빈도가 높았지만,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 하에 지난해는 지명타자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다시 외야수로 뛰어야 하는데 어깨 상태가 걸린다. 아직 요시다는 30m 정도밖에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재활을 하며 외야수로 다시 완성될 때 메이저리그 콜업을 한다는 방침이다.

▲ 보스턴은 브레그먼의 영입으로 데버스를 지명타자로 보냈고, 요시다는 외야수로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어깨 재활이 끝나지 않았다

요시다의 수비력은 사실 입단 전부터 논란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그랬다. 방망이로 승부를 걸어야 할 선수지만 2년간 248경기에서 타율 0.285, 출루율 0.343, 25홈런,128타점에 그쳤다. 조정 OPS는 111로 리그 평균보다 11% 높은 수준에 그쳤는데 수비로 까먹고, 또 지명타자 포지션의 한계로 까먹으니 9000만 달러 본전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요시다를 확고부동한 팀의 주전 선수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 보스턴 외야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재런 듀란, 그리고 세단 라파엘라와 윌리어 아브레유가 있다. 모두 보스턴이 큰 기대를 거는 선수들이다.

이에 오프시즌 내내 요시다를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남은 연봉이 너무 많다. 공격도 그저 그렇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요시다를 그 연봉에 데려갈 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보스턴이 상당 부분의 연봉을 보조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은 실현되지 않았다. 요시다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 요시다의 트레이드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너무 많은 연봉이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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