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 “조 국수님 역에 최고의 배우 이병헌…1000만 영화 기대” 신 9단 “이창호 사범님 기보 AI로 분석하다 놀라…지금 기준으로도 명국”
신진서 9단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VIP시사회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새로운 시대의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원조 바둑 황제 조훈현 9단과 그의 제자 이창호 9단의 대결을 담은 영화 ‘승부’를 본 소감을 전했다.
세계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19일 저녁 동료 프로기사들과 함께 영화 ‘승부’ 시사회 현장에 함께 동행했다. 신진서 9단은 이날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조 국수님(조훈현 9단) 역으로 이병헌이라는 최고의 배우가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흥행할 것 같다”면서 “제가 좋아하는 이창호 사범님이 나오시는 만큼 ‘1000만 영화’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밤 10시를 넘겨 영화를 보고 나온 신 9단은 “영화 재밌게 봤고, 대국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 좋았다”며 “특히 조 국수님 대국 장면 싱크로율이 높아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둑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진지하고 좋은 쪽으로 영화가 나온 게 좋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신 9단은 함께 영화를 본 동료 프로기사들도 재밌게 봤다는 반응이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상반기 극장가의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영화 ‘승부’는 최초의 ‘바둑 황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특별 출연한 배우 조우진을 비롯해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등 조연들이 맛깔나는 연기를 선보인다.
신 9단은 “이창호 사범님의 최전성기 시절 기보를 인공지능(AI)을 통해 분석해봤다”면서 “솔직히 놀랐다. AI 이전 기사들 기보 중 유일하게 지금 가져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바둑을 구사한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신 9단은 “이창호 사범님 시대가 1위와 2위의 실력 차이가 가장 많이 났던 시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신 9단은 ‘전성기 이창호’와 ‘현재 신진서’ 대결을 묻는 질문에는 “당연히 자신은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AI를 마스터한’ 전성기 이창호 9단과 대결에 대해서도 신 9단은 “굉장히 치열한 대국이 될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웬만해서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승부’ 제작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한국기원 장은애 차장은 쿠키뉴스에 “순수 바둑 영화다 보니 한국기원에서도 기대가 컸다”면서 제작 관련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차장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고, 영화에서 실명을 사용해야 하므로 당사자(조훈현·이창호 9단)의 의사가 가장 중요했다”면서 “꽤 오랫동안 설득한 끝에 허락을 받아냈다”고 회상했다. “이외에도 촬영 소품, 과거 대국 사진 자료 제공 등 바둑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한국기원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고 부연했다.
영화 ‘승부’는 2020년 제작에 돌입해 지난 2021년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친 작품이다. 그러나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공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플랫폼과 배급사 변경을 거쳤고, 마침내 관객을 만나게 됐다.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신진서 9단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VIP시사회 포토월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